⑪ 한성기업 '크래미' vs 크라비아·크래시앙·마파람에 게눈감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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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 한성기업 '크래미' vs 크라비아·크래시앙·마파람에 게눈감추듯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9월 07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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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미' 프리미엄 맛살시장 '호령'
   
 

카피 [copy] 1. 같은 말 : 복사(複寫), 2. '모사'로 순화. (포털 '다음' 국어사전 참조)

국내 식∙음료 업계에 '카피바람'이 거세다. 카피제품이 생활 속 곳곳에서 넘쳐나고 있다.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어느 것이 '원조'제품인지 소비자들은 알아차리기 어렵다.

가짜를 의미하는 '짝퉁'과는 거리가 멀다. 만드는 업체가 분명하고 생산단계가 투명하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불쾌하다. 원조인양 과시하고 당당히 광고하는 '철면피'에 기가 찬다. '진짜' 혹은 '원조'를 추구하는 소비자 패턴은 국적을 불문한다. '비슷하게 보이지만 아니다'는 반론이 나올 법 하나 판단은 소비자에게 맡긴다.

중국산 '짝퉁'을 의미하는 '산자이'. 그랬던 산자이가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한다. 진짜를 뛰어넘는 '카피제품'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술력이 중심에 있다.

이를 식∙음료에 대입하면 맛과 제품 디자인으로 압축된다. 얼마만큼 진일보 했을까. 얼마만큼 차별화를 뒀을까. '모방'만 하고 '창조'는 게을리 하지 않았을까. 본보는 국내 식∙음료 업계를 중심으로 '카피제품'의 단면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김밥을 만들 때 '반드시' 넣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빠지면 섭섭한 재료가 있다. 단무지, 햄, 맛살 '3총사'다. 소풍 가는 날 가지런히 놓여있는 김밥재료들 중 긴 맛살 하나를 손에 들고 쭉쭉 찢어 먹었던 추억들이 하나쯤 있을지도 모르겠다.

2000년 들어 맛살이 김밥 '탈출'을 선언했다. 모양도, 맛도 변해 '프리미엄'으로 돌아왔다.

◆ 연육 함유량 '더하고' 전분 냄새 '빼고'

국내 프리미엄 맛살 시장은 2001년 한성기업이 '크래미'를 출시하면서 본격 형성됐다. 한성기업은 기존 맛살 제품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전분 냄새'를 없애기 위해 연육(생선살)함량을 높인 제품을 만들었다.

한성기업에 따르면 '크래미'에는 연육81.5%, 계란, 다시마엑기스, 게향(합성착향료), 천연색소 등이 함유돼있다. 제품 100g당 해조칼슘은 110mg, 식이섬유는 670g 들어있다.

게살의 맛과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도 시도했다. 제품명은 'OO맛살'이 아니라 크랩(게)의 맛(味)이란 뜻의 '크래미'로 했다. 제품 조직은 일직선 형태가 아닌 사선 형태로 만들어 게살의 식감을 더했다. 모양은 가로 약 2.5cm, 세로 8cm 정도의 직사각형으로 한입 베어 먹기에 적당한 크기다.

   
 
가격은 기존 맛살보다 두 배 이상 비싸졌지만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는 뜨거웠다. 제품 출시 이후 1년여 만에 120억원의 매출 기록을 세웠다.

업계에 따르면 '크래미'는 현재도 연간 3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며 프리미엄 맛살 시장의 '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크래미의 인기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2002년 동원F&B, 삼호물산(현 CJ씨푸드), 대림수산(현 사조대림)도 연육 함량을 높인 프리미엄급 맛살을 속속 선보였다.

동원F&B는 고급연육 79.4%를 함유한 '랍스틱'을 내놨다. 바닷가재향을 사용해 제품의 풍미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토산과 칼슘성분을 넣어 '기능성'을 강화했다.

2005년에는 게살의 식감을 더욱 살린 '크래시앙'을 만들었다. 기존 제품보다 세로 길이를 두 배 가량 긴 15cm로 만들어 차별화 했다.

CJ씨푸드는 고급 연육84.6%에 게 엑기스와 올리고당을 첨가해 만든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을 선보였다. 타사 제품들에 비해 연육 함유량이 가장 높다.

사조대림은 고급 냉동연육 80.7%에 타우린과 두뇌발달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DHA성분을 첨가한 '크라비아'를 출시했다.

◆ 한성기업 '크래미' 잡기 쉽지 않아

   
 
이들 제품은 연육 함량을 80%로 높이고 천연 게살의 맛과 향을 살리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후발주자들은 제품 가격을 낮추며 선두인 '크래미'를 따라잡기 위해 부단한 노력 하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인 듯 하다.

한성기업은 '크래미'에 고급 치즈를 넣은 '치즈 플러스 크래미', 크림풍의 화이트 치즈를 넣은 '크래미치즈볼' 등 다양한 소비자들의 기호를 겨냥한 후속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크래미치즈볼은 기존의 맛살의 형태를 벗어나 볼형태로 '변신'한 모습이다.

한동안 프리미엄 맛살시장에서 선두 '크래미'를 끌어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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