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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기독교 고위관계자의 '간통 추락사' 사건을 희화화한 일러스트가 LG전자 명함에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는 '증거사진'이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LG전자는 진위여부 확인의지를 보이지 않아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 "명함의 크기도 디자인도 모두 다르다"
31일 온라인 동호회와 카페, 블로그 등지에 올라온 한 장의 LG전자 명함사진이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다.
이에 따르면 사진 속 명함에는 'LG 에어컨'이라는 소속 업체명이 적시돼 있다. 명함 하단에는 '011' 및 'h10'으로 각각 시작하는 휴대전화 번호와 이메일 주소가 일부 노출돼 있을 뿐 정확한 실사용자 정보는 나와 있지 않다.
문제는 배경에 사용된 일러스트다.
중년남성으로 추측되는 나체의 대머리 캐릭터가 에어컨 실외기에 매달려 있는 우스꽝스런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본보 확인 결과 해당 일러스트는 지난 2003년 기독교 단체 대표였던 장모 목사의 간통사건을 비난하기 위해 한 네티즌이 제작한 동영상 속 일부분으로 드러났다.
실제 ㈜엠군미디어에는 이날 오후 16시 현재 '미친 목사 에어장 추모비디오'라는 53초 분량의 동영상이 공개되고 있다. '에어장'은 장 목사의 잘못된 행위를 비꼰 표현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중앙일보'는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S오피스텔 9층에서 간통현장을 들킨 인천 P교회 목사 장모씨가 30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당시 오피스텔에 함께 있던 김모씨의 남편이 간통 현장을 급습하기 위해 문을 두들기며 들이닥치자 몸을 피해 배란다 에어컨에 10여분간 매달려 있다가 떨어졌다'고 당시 보도한 것으로 '미디어오늘'은 밝히고 있다.
즉 이 같은 언론보도내용을 토대로 동영상이 제작됐고, 이를 뒤늦게 접한 LG전자 관계자가 최근 명함을 제작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LG전자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우리가(LG전자가) 사용하는 명함이 아니다"라며 "명함의 크기도 디자인도 모두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사에서 발급하는 명함은 전체 디자인이 동일하다"며 "직원들이 마음대로 디자인을 바꿔 사용할 수 없다"고 조작가능성을 시사했다.

"악의적인 합성사진일 수도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이런 것을(명함의 합성이나 위조여부를) 파악하는데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좀 그렇다"고 덧붙였다. 단순 해프닝 수준의 사안이라 회사 차원에서 적극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다.
다만 가전업계 현장 A/S기사들의 경우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글이나 그림 등으로 꾸민 '자체제작' 명함을 종종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파열음을 예고하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LG 에어컨' 명함을 사이에 둔 '입방아'가 불을 뿜고 있다.
"에어장은 둘째치고 사람이 매달려도 끄떡없다는 의미인가 ㅋㅋㅋ"(ID '1do***'), "합성티 너무 심하게 난다. 그림하고 명함하고 색이 다르다"(ID 'hongfi****), "센스 넘치는 명함이다"(wa***)는 등의 댓글이 실시간으로 줄을 잇고 있다.
한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불교신자로 알려져 있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