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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자 한씨가 구매한 로렉스 콤비 16233 제품(좌)과 정품 로렉스 제품(우). 한 눈에도 다른 것을 파악할 수 있다. |
롯데백화점 짝퉁 로렉스 시계 판매와 관련해 문제가 된 영등포점의 K모점장이 피해자에게 응대한 녹취록이 접수됐다. 녹취록을 공개한 피해자 한씨는 롯데백화점 측의 무미건조한 대응과 보상책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K점장은 피해자가 다수일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법적으로는 문제없다는 입장만을 강조하고 있어 논란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하 녹취록 전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K모점장(이하 K점장) : 내용은 전해 들었습니다.
피해자 한모씨(이하 한씨) : 롯데백화점에서 가짜(시계)를 4개나 샀는데 이게 작은 일입니까?
K점장 : 롯데백화점 뿐만 아니라 (로렉스코리아가 들어오기 전 판매된)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로렉스 시계는 다 그렇다고(짝퉁이라고) 들었습니다.
한씨 : 저는 롯데백화점을 믿고 진짜라고 생각하고 (로렉스 시계를) 샀습니다.
K점장 : 로렉스코리아가 직접 수입하기 전인 199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는 면세점에서 판매한 제품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그때는 (제품이) 홍콩을 통해 들어왔는데 전부다(당시 시계판매업자들은) 진짜로 알고 있었습니다.
한씨 : 그렇다면 11년 동안 뻔히 (짝퉁이라는 것을) 알면서 지나간 것인가요?
K점장 : 그땐 몰랐습니다. 가짜임을 알았다면 팔지 않았을 것이지요. 롯데 뿐만이 아니라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등과 대형 시계판매업자들 다…
한씨 : 그럼 시계업자끼리 다 (짝퉁인지) 알면서도 그냥 팔았다는 말입니까?
K점장 : 그 사람들이 알고 팔았는지는 모르지요. 물어본다고 (알고 팔았다고 순순히) 말하겠습니까.
한씨 : 그렇다면 당시 로렉스 시계는 다 문제가 있었던 제품이니까 그냥 이해해달라는 뜻 입니까?
K점장 : 그건 아닙니다.
한씨 : 애석하게도 최근 시계의 진품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방문한 로렉스코리아 측에서 '영등포 롯데백화점에서 짝퉁 사고가 많다'고 했습니다. 온라인 상에서도 확인해 보니 롯데백화점에서 짝퉁 로렉스를 판매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있던데요.
K점장 : (피해자가) 여러 명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동일 사례가 접수된 것이) 6건 정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부분(디자인변형된 부분을 교체해 정식 A/S가 가능 하도록 하는 것)에 대해서는 백화점이니까 다 서비스 해 줍니다.
한씨 : 아. 서비스입니까?
K점장 : 그렇습니다.
한씨 : 서비스라는 것은 안 하면 그만인거 아닙니까?
K점장 : 저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한씨 : 저는 굳이 보상을 바라지 않습니다. 이 전에 접수됐던 유사사례들은 어떻게 처리했나요?
K점장 : (짝퉁제품이 팔렸던) 당시 상황을 충분히 설명해 드렸습니다. 우리가 의도적으로 (짝퉁을) 판매했다면 당연히 수거를 한 후 보상하는 것이 맞지요.
한씨 : (보상은)서비스라 안 해도 그만이라면서요.
K점장 : (백화점에서) 가짜 시계를 팔 수는 없지 않습니까. (짝퉁임을) 알고서 백화점에서 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한씨 : (짝퉁인 사실을 롯데백화점 측이) 알고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는지는 소비자 입장에서 알 수 없습니다.
K점장 : (백화점이) 가짜를 어떻게 팝니까. 우리도 모르고 (판매했던 것 입니다). 알고 그랬다면 감옥에 가야지요. 구속 감이에요. 그러나 당시 모든 로렉스 시계가 전부 그랬다(짝퉁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았습니다. (구매고객들이) 로렉스코리아에서 디자인변형에 의해 정품이 아니라 수리가 불가하다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양해를 구한 후 그에 대한 비용을 처리해 주고 있습니다.
한씨 : 법적으로 '하자없다'고 하지 않았나요? 억지부려서 (보상) 해달라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로렉스 시계가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결혼 예물이 될 수도, 귀한 분에게 드리는 선물이 될 수도 있는데 (롯데백화점에서 구매한 제품은 짝퉁이기 때문에) 선물의 가치가 될 수 없는 것이 됐습니다.
지인에게 선물해준 것이 고장 나서 수리를 위해 (로렉스코리아에)가니 '영등포 롯데백화점에서 산것이냐' 먼저 물어보더군요. 뚜껑도 안 열어 보고 바로 가짜 판명을 받았습니다. (관련 뉴스가 첫 보도된) 지난 4월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이런 식의 대응은 아닌 것 같습니다. 10년 동안 그런 식으로 몇 개를 팔았겠는가 생각하면…
K점장 : 수량이야 어마어마하겠지요. 영등포 점 뿐만 아니라…
한씨 : 다른 곳은 필요 없습니다. 내가 산 곳은 이곳이니깐. 그 사람들 다 사연이 있는 제품들 일텐데 (짝퉁인 것을) 모르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고), 알았다하면 최소한의 도의적이고 예의를 지키는 접근이 필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로렉스 시계를 사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 250만원(롯데백화점 측의 보상가)에 끌려 다닐 거 같습니까?
구매자 리스트를 못 구해서 미리 조치를 못하고 있다면 알아서 온 사람들에게라도 마음이 우러나게 해야 하는데 법적으로 시비가 없다는 말이나 하고…
K점장 : 말꼬리 잡지마세요.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