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금호석화 부사장이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됐다. 본격적인 3세 경영의 닻을 올린 선장 박준경 부사장은 기존 주력사업의 부진을 타개할 새로운 미래 먹거리 찾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금호석화 임시주주총회에서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과 권태균·이지윤 사외이사 신규 선임안 등의 회사 측 주요안건을 가결됐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사측의 주요 안건들이 사실상 만장일치에 가까운 절대적인 찬성을 얻어 승인됐다"며 "수년째 경영권 분쟁을 유도해왔던 주주 박철완과 그 가계의 특수관계인 지분 약 10%를 제외하면 99%의 의결권 지분은 회사측 안에 찬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철완 측 특수관계인 지분을 제외하면 안건에 반대한 주주의 비율은 출석 주식수의 1% 정도밖에 지지를 받지 못했다"면서 "경영권 분쟁 프레임 씌우기에 대해 주주들이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총 결과로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의 '조카의 난'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박 회장의 조카이자 금호석화의 개인 최대주주인 박 전 상무는 지난해부터 이날 주총까지 네 차례에 걸쳐 경영권 분쟁을 이어갔지만 번번이 패했다. 이 때문에 향후 박준경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금호석화의 3세 경영체제 전환을 막을 명분도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사내이사에 선임된 박 부사장은 "경영진과 전 임직원은 한마음 한뜻으로 주주가치 제고라는 기업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는 말로 사실상 경영 승계의 첫 발을 뗐다.
박 부사장은 1978년생으로 고려대 환경생태공학과를 졸업하고 2008년 금호타이어 회계팀 부장으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금호석화 해외영업팀 부장과 수지해외영업 상무, 수지영업담당 전무를 거쳐 지난해 영업본부장을 맡아 역량을 발휘했다. 그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인한 글로벌 시황 악화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경영 승계의 발판을 마련했다.
향후 박 부사장은 신재생에너지와 2차전지 소재 등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금호석화는 주주친화책으로 올해 9월까지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최근 그룹이 향후 5년간 6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자동차, 바이오 소재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기존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고 발표한 것도 박 부사장의 이사회 진입과 무관하지 않은 전략이다. 3세 오너로서 회사의 신규 투자를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그룹의 ESG경영 싱크탱크인 ESG위원회는 ESG 비전인 '트리플A(Act‧Advance‧Accelerate)'를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올 들어 지난 2월 ESG경영관리·안전환경 부서 등 실무진과 함께 외부 컨설팅 등을 통해 기후변화대응 전략을 구상한 중장기 탄소중립 성장안을 정리한 5대 중점전략 △클린에너지 전환 기반 전 사업장 감축 가속화 △친환경 제품 전환 △친환경 바이오 원료 전환 △재활용 확대 △탄소자산관리 디지털 전환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기반 마련 등을 실현하기 위한 실무에 들어갔다.
3세경영의 닻을 올린 박 부사장은 이같은 청사진을 그리면서 신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과감한 인수합병(M&A)까지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