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대신 로봇으로" 외식업계, 무인매장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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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대신 로봇으로" 외식업계, 무인매장 러시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03월 23일 0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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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배스킨라빈스
사진=배스킨라빈스

[컨슈머타임스 안솔지 기자] 외식 매장에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한 비대면 소비의 확산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사람이 사라진 자리는 로봇, IT 등 첨단 기술이 대체하면서 빠르게 무인화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오픈하는 무인매장은 단순히 제품을 구입하는 공간을 넘어서는 추세다. 차별화된 오프라인 경험을 선사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또 매장 전체를 무인화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제조 과정이나 서빙 등에 로봇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 곳도 있다.

SPC그룹의 아이스크림 전문점 배스킨라빈스는 무인 매장 '플로우24(flow24)'를 운영 중이다. '플로우24'는 섹타나인 스마트 스토어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최첨단 IoT 무인 솔루션을 도입해 방문부터 결제·포장·배달까지 무인 서비스를 24시간 제공한다. 낮에는 누구나 입장할 수 있지만 심야 시간에는 카드 인증 후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위례신도시에 오픈한 1호점이 기대 이상의 매출을 보이면서 최근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2호점도 오픈했다. 2호점에는 지능형 CCTV부터 스마트 음성 인식 비상벨, 스마트 감지기 등이 설치돼 비상상황에도 능동적 대처가 가능하다.

플로우24 매장은 일반 매장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레디팩' 메뉴를 포함해 시리얼·스낵류 등 디저트까지 총 120종 라인업을 갖춰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시간대에 따른 이색 프로모션을 도입해 고객 경험도 늘리고 있다. 이밖에도 상반기 중 확장현실(XR기술)을 적용한 로컬마케팅 서비스 '해피리얼'을 론칭해 고객의 오프라인 구매 경험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배스킨라빈스 관계자는 "플로우24 무인매장은 오픈 테스트 기간을 거쳐 가맹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롯데GRS
사진=롯데GRS

롯데GRS는 지난해 무인 콘셉트 매장 '롯데리아 L7홍대점'을 오픈했다. L7홍대점은 기술·제품·서비스의 성능 및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 유형의 콘셉트 매장이다. 약 78평 규모의 매장은 비대면 주문을 하는 '스마트 존'과 볼거리를 제공하는 '특화 존'으로 구성됐다.

스마트존에서 고객이 키오스크로 메뉴를 주문하면 로봇이 제조를 담당한다. 소비자는 지정된 픽업 박스에 영수증의 바코드를 인증한 뒤 제품을 수령하면 된다.

지난해 12월 첫 선을 보인 뒤 3주 만에 목표 매출액의 40%를 초과 달성한 데 이어 3월 현재까지 매달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는 등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높다는 점을 반영해 L7홍대점을 무인매장으로 선보였다. 또 대학가라는 상권의 특성상 타깃층인 2030세대 사이에서 무인매장이 유행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매장 인테리어도 벽면 디스플레이와 홍대 인근 대학교 노천극장과 비슷한 1인 좌석 등을 배치해 '힙'하게 설계했다. 그 결과 롯데리아의 공식 VOC(Voice Of Customer) 채널에는 특이한 매장 인테리어와 픽업 박스 등 참신한 경험을 했다는 후기가 이어졌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협동로봇을 도입한 '교촌치킨 송도8공구점'을 오픈했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면서 사람과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로봇이다. 이 로봇은 교촌치킨 조리과정 중 2차 튀김을 담당하도록 설계됐다. 매장 내부에서는 로봇과 직원이 함께 치킨을 조리하는 모습을 쇼윈도우를 통해 볼 수 있어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향후 보다 고도화된 협동로봇을 도입해 튀김 과정 외 반죽 및 소스 도포 등 치킨 조리 전 과정에 로봇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라며 "협동로봇 도입 매장이 확대되면 조리 과정의 효율성, 직원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것은 물론 고객 서비스의 질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신세계푸드
사진=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는 미래형 콘셉트 매장 '노브랜드 버거 역삼점'을 선보였다. 이 매장에는 기존 노브랜드 버거 매장에서 볼 수 없었던 번(빵), 패티 자동 조리장비, 서빙 로봇 등 푸드테크가 도입됐다. 고객은 키오스크에서 메뉴를 주문하고 픽업 존에서 서빙 로봇이 전달해주는 음식을 확인한 후 수령하면 된다.

무인매장이 속속 도입되면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푸드테크 기술 발전에 따라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추세인데다 무인매장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푸드테크 로봇 동향 보고서'를 통해 식품 산업에 로봇·정보통신기술(ICT)·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이 접목된 푸드테크 시장은 연평균 12~14% 성장해 오는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31억달러(약 3조7730억원)에 달하는 등 향후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무인 식품매장의 유형(스마트·자판기·셀프계산·로봇매장)을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 1602명을 대상으로 팬데믹 종료 후 방문 의사를 조사한 결과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소비자는 77.1%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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