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야 팔린다" 유통업계, 친환경 드라이브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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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해야 팔린다" 유통업계, 친환경 드라이브 가속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03월 22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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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S25
사진=GS25

[컨슈머타임스 안솔지 기자] '착한 소비' 트렌드가 기업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착한 소비'는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소비 행태를 말한다. 

착한 소비를 주도하는 세대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다. 이들은 비윤리적인 기업의 제품을 불매하거나 착한 기업의 제품이나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다. 선행을 펼치거나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나 상점에 대해서는 '돈쭐(돈+혼쭐)을 내주겠다'며 집단적인 구매운동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처럼 주 소비계층인 MZ세대의 '착한 소비' 행태가 뚜렷해지면서 유통업계의 친환경 드라이브도 가속화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초 자사몰 CJ더마켓을 통해 햇반 용기를 수거해 가치 있는 자원으로 재탄생시키는 '햇반 용기 재활용 플랫폼' 구축 계획을 밝혔다. 햇반과 수거박스가 함께 담긴 기획 세트를 구입한 뒤 사용한 햇반 용기 20개 이상을 담아 돌려 보내면 택배사를 통해 회수하는 방식이다. 수거된 햇반 용기는 분리 및 세척 과정을 거친 뒤 명절 선물세트 트레이 등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지난 1월 발매 이후 한 달여 간 수거박스와 함께 팔린 햇반은 26만개에 달한다. CJ 더마켓에는 '재활용도 되고 환경을 생각하는 것 같아 좋다', '환경을 생각하는 업사이클링 캠페인을 응원한다' 등 실구매자들의 긍정적인 후기가 이어졌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햇반 용기 재활용을 위한 3자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햇반용기 재활용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사회적협동조합 지역자활센터 3곳은 수거된 햇반 용기의 분리와 세척을, 재활용 플라스틱 가공업체인 엘케이디엔씨는 이를 플라스틱 원료로 재가공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

GS25는 지난달부터 폐페트병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편의점 유니폼을 직영점에 보급했다. 지난해 GS25에서 수거된 약 1톤의 무라벨 생수병은 아웃도어 기업 비와이엔블랙야크의 페트병 자원 순환 기술을 거쳐 업사이클링 유니폼으로 재탄생했다. GS25에서 소비된 무라벨 생수 용기가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수거되고 블랙야크가 재생 유니폼으로 재탄생시켜 다시 GS25에서 쓰이는 자원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 것이다.

GS25는 이를 위해 지난해 2월부터 무라벨 페트병을 적용한 자체브랜드(PB) 생수를 선보였다. 올해부터는 서울 지역의 기초 단체들과 협의해 주요 GS25에 폐플라스틱 용기 수거함을 설치·수거하는 프로세스 구축을 협의 중이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20년 1월에는 분리배출 편의성과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무라밸 생수를 선보였다. 롯데칠성 무라벨 생수는 지난해 2425만상자가 팔리며 2020년(137만상자) 대비 1670%의 성장세를 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거래처와 온라인 공식 직영몰 '칠성몰'의 생수 정기 배송 서비스를 통해 빈 생수 페트병을 직접 회수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올해 2월말까지 약 10톤의 폐페트병을 회수했다. 지난해 말에는 폐페트병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유니폼 3000장을 제작해 현장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당시 직원들은 '업사이클링 의류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생겼다', '친환경 유니폼 덕분에 깨끗한 환경에 기여한 느낌'이라며 호평을 남겼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는 수거된 폐페트병으로 에코백 굿즈, 판촉물 등을 만들어 소비자 및 거래처에 전달할 계획이다.

사진=이디야
사진=이디야

이디야커피는 텀블러 등 개인 컵 사용을 권장하는 '블루 온 이디야'를 다음달 20일까지 진행한다. 전국 이디야커피 매장에서 개인 컵을 사용하는 고객은 기존 할인 금액 200원에 추가로 100원을 더해 총 300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기간 중 개인 컵 최다 사용 고객 2000명에게는 이디야 커피박을 함유한 커피 업사이클링 굿즈 '천연 커피 스크럽 바디바 키트'를 증정한다. 바디바 키트는 친환경 인식 제고를 위해 비건 뷰티 브랜드 '톤28'과 협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많은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선포하고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또 소비자들은 그런 기업의 제품을 찾아 적극적으로 구매하면서 기업과 소비자 간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당장 빈 용기 수거, 폐플라스틱 유니폼·굿즈 생산 등으로 인해 비용이 발생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어 친환경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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