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강정구·한문일 공동대표 체제에서 한문일 단독 대표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 중인 무신사가 앞으로도 독주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무신사는 지난 16일 단독 대표 체제 전환을 선언한 뒤 "빠른 의사 결정 구조를 바탕으로 성장 속도를 높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성차별·남혐 논란 등으로 창업자 조만호 이사회 의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지 약 10개월 만이다.
한문일 대표 내정자는 2018년 무신사에 합류해 무신사 테라스, 무신사 스튜디오, 솔드아웃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성장 전략 수립 및 외부 투자 유치와 기업 인수 등을 이끌었다. 한 대표는 현재 사업 전반을 총괄하며 신규 카테고리 확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주도하고 있다.
강정구 대표는 2017년 입사해 프로덕트 부문장으로 프로덕트 분야를 총괄한 바 있다. 앞으로 강 대표는 상품, 서비스 분야 기획과 관련한 자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아울러 무신사는 현재 추진 중인 글로벌 시장 공략 및 신사업 추진을 위해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책을 신설하고 각 분야별 리더십 그룹의 전문가를 영입했다.
지난 4일 무신사는 우아한형제들 베트남법인에서 CTO를 역임한 조연 씨를 CTO로 선임했다. 조연 CTO는 카카오의 전신인 다음, 엔씨소프트, 미국 '래디쉬 미디어' 공동 창업자 겸 CTO를 지냈다. 프로덕트 총괄에는 다음, SK텔레콤, 11번가를 거친 윤화진 헤드를, 무신사 로지스틱스에는 쿠팡, GS홈쇼핑,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를 거친 이현석 대표를 선임했다.
무신사의 리더 체제 손질은 무신사가 최근 사업 확장과 글로벌 진출 등 성장 가도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전략적으로 채택한 것이다. 무신사는 지난해 1월 첫 해외 법인으로 '무신사 재팬'을 설립했으며 현재 입점 브랜드의 일본 진출을 위해 인프라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올해를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아 한국의 유망 패션 브랜드를 널리 알릴 예정이다.
한 대표는 "앞으로 한국 디자인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물론, 이전에 없던 무신사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무신사는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2001년 온라인 스니커즈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무신사)'에서 출발한 무신사는 2009년 이커머스 사업 시작 이래 패션에 관심 많은 10~20대 남성 고객이 주 고객층이었다.
하지만 2016년 여성 전용 쇼핑몰 우신사를 설립하고 2017년 자체 PB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 론칭한 뒤 지난해 29cm와 스타일쉐어 등을 100% 인수하면서 남성 패션 플랫폼에서 남녀 고객 모두를 끌어모았다.
지난 2월에는 3040 부모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무신사 키즈를 출시했으며 오는 4월 스포츠웨어 전문관 '무신사 플레이어'를 정식 론칭, 4050 여성을 겨냥한 서비스도 신규 오픈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종합 패션 플랫폼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무신사의 연간 거래액은 1월 13일 기준 2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0% 증가했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400만명, 회원 수는 2020년 대비 약 30% 증가해 1000만명을 넘어섰다. 무신사는 다양한 패션 카테고리를 수집함과 동시에 패션 버티컬 플랫폼(특정 분야만 집중적으로 서비스하는 방식)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앞으로도 집중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무신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IPO(기업 공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무신사 측은 IPO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재차 밝히고 있다.
박현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신사의 올해 총 거래액이 3조3000억원을 초과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백화점 중심으로 편중된 한국 유통채널 구조를 바꿔나가는데 무신사가 일부 선도하고 있으며 상장 시 타겟 PER(주가수익비율) 수준은 최소 20배 이상 고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