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수신금리 인상…'뱃속 채우기' 비판 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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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수신금리 인상…'뱃속 채우기' 비판 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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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율 관리 위해 수신금리 많이 올릴 수 없어"
5대 시중은행이 수신금리를 인상하고 대출 우대금리 인상을 다시 고려하면서 예대마진은 앞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이 수신금리를 인상하고 대출 우대금리 인상을 다시 고려하면서 예대마진은 앞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경기 회복과 물가 상승으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5대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면서 예대금리 차가 줄어들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발 빠르게 올렸다. 우리은행은 지난 26일 19개 정기예금과 28개 적금 상품의 금리를 0.20~0.40%포인트 인상했으며 하나은행은 지난 26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0.25~0.40%포인트 올렸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 29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올리겠다고 지난 26일 발표했다. 이후 NH농협은행도 다음달 1일부터 수신금리 최대 0.4%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한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5대 주요 은행이 예·적금 금리를 모두 인상했다.

시중은행이 빠르게 수신금리를 인상한 데에는 대출 금리 인상 속도에 비해 예·적금 금리가 오르지 않는다는 비판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빠르게 수신금리를 0.25~0.40%포인트 인상을 결정했다"며 "예·적금 수요자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손님들의 자산증식에 도움이 되고자 함이 주된 사유"라고 설명했다.

예대마진은 대출로 받은 이자에서 예금에 지불한 이자를 뺀 부분으로 금융기관의 수입이 되는 부분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의 예대금리 차는 2019년 말 1.38%에서 지난해 말 1.89%, 지난 9월 말 2.01%로 확대됐다. 이에 소비자들은 은행만 배를 채우고 있다며 불만을 표했다.

소비자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융감독원과 함께 대출금리 인상과 예대마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정은보 금감원장도 예대마진을 지적하며 개선의 여지를 살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압박에 수신금리를 올리며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위해 축소했던 우대금리도 다시 되살릴 것을 고려하고 있다. 따라서 12월 예대마진은 현재보다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예·적금 금리가 인상되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반영돼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게 돼 차주들의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또한 은행들은 대출 총량 규제, 금리 인상, 증시 변동성으로 인한 정기예금 수요 상승 등으로 수신금리를 적극적으로 올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예대율은 은행의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의 비율로 시중은행은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예대율 105%에 맞춰야 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이 더 이상 못 나가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적절한 예대율 관리를 위해 예금금리를 많이 올릴 수 없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예대금리 차가 크게 벌어진 것이라 (은행의) 폭리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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