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펠냉장고 또 화재… 이건희회장 '令이 안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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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펠냉장고 또 화재… 이건희회장 '令이 안서나'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6월 30일 0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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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동일기종 사고 일년 새 두 번째…증거도 사라져 삼성전자 '곤혹'
   
 

'그룹쇄신'과 '부패척결', '품질경영'에 최근 팔을 걷어 붙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뜻밖의 '악재'를 만났다.

지난해 화재사고를 일으켜 논란이 됐었던 삼성전자 지펠냉장고(모델명:SRT756)가 또 다시 같은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2009년 말 폭발사고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지펠냉장고에 대해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품질경영'을 앞세운 이 회장의 '대노'가 배경에 있었음을 감안했을 때 이번 사고 역시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 감쪽같이 사라진 핵심증거

제보에 따르면 아내와 아들, 딸 네 식구의 가장인 김모(경기도 수원시)씨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지난 4월. 사용하고 있던 삼성전자 지펠냉장고 쪽에서 늦은 저녁 갑자기 불길이 솟았다.

오순도순 살던 23평짜리 빌라 내부는 순식간에 화마로 뒤덮였고, 이로 인해 김씨 가족은 3500만원 정도의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

화재가 완전히 진압된 뒤 경찰은 증거보존 차원에서 현장에 대한 사진촬영을 시작했다. 냉장고 전원코드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현장을 살핀 경찰 관계자의 입을 통해 나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의 연락을 받고 왔다며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얼굴을 내밀었다. 이후 경찰과 몇 마디 의견을 나눈 이들은 냉장고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는 것이 어떠냐고 김씨에게 제안했다.

경찰은 김씨에게 '(불에 탄) 전원코드가 중요한 것(증거)이니 잘 챙기시라'고 김씨에게 당부했다. 김씨는 문제의 코드를 비닐로 감싼 뒤 혹시나 분실할까 우려해 냉장고 내부에 넣었다. 국과수까지의 운송도 김씨가 자신의 차량을 통해 직접 맡았다.

김씨에게 황당한 소식이 날아든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전원코드가 없어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국과수 측의 전언이었다. 냉장고 안에 분명히 넣어 넘긴 증거물이기 때문에 김씨는 쉽게 납득할 수 없었다.

이후 경찰의 바뀐 태도도 김씨의 분노를 낳기에 충분했다. 전원코드가 사건의 실마리를 밝히는데 중요한 단서가 아니라는 식으로 돌연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 "삼성전자에 몇 번이나 문의를 하고, 항의를 했지만..."

김씨는 "경찰 입회 하에 전원코드를 비닐봉지에 싼 후 냉장고에 넣어 운송을 했는데 왜 전원코드가 갑자기 없어졌는지 의문"이라며 "삼성(전자)에 몇 번이나 문의를 하고, 항의를 했지만 돌아온 답은 화재관련 서류를 메일로 보내달라는 말 뿐 (메일을 보낸 뒤) 6월 현재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본보는 김씨의 협조를 구해 화재 당시 경찰이 촬영했다는 현장 사진과 경찰 소견서, 국과수의 사고 감정서 등을 입수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이번에 화재를 일으킨 제품이 지난해 6월 유사사고를 일으킨 제품과 동일모델(모델명:SRT756)이라는 점이다. 게다가 두 사건 모두 '미궁'에 빠져있는 등 공통분모를 형성하고 있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2009년 지펠냉장고 21만대 리콜 파문으로 인해 소비자들 앞에 고개를 숙였었던 이건희 회장이 또 다시 체면을 단단히 구기게 됐다.

(계속)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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