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새로운 것을 찾는 MZ세대가 막걸리 큰 손으로 떠오르면서 막걸리는 중장년층의 술이라는 인식이 깨지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홈술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맥주뿐 아니라 와인, 막걸리 등으로 수요가 확산한 것이 주효했다. MZ세대가 즐겨 찾는 오프라인 채널인 편의점에서는 이색 막걸리 제품이 쏟아지고 있으며 젊은 감성의 마케팅도 이어지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막걸리를 즐기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는 것을 반영해 '테스형 막걸리'와 '말표 검정콩 막걸리'를 연달아 선보였다.
지난 4월 출시된 테스형 막걸리의 경우 구매자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61.4%로 일반 막걸리(17.2%)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자 평균 연령은 32.5세로 일반 막걸리보다 약 20세나 젊었다.
가수 나훈아의 '테스형'을 모티브로 한 차별화된 기획과 막걸리 사발을 든 소크라테스를 담은 재미있는 패키지가 2030세대의 취향과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세븐일레븐은 방송에서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는 모습으로 잘 알려진 배우 김수미와 손잡고 '수걸리'를 출시했다. 국내산 유기농 찹쌀을 사용해 전통 양조 방식으로 빚은 만큼 제품명에도 김수미의 지킬 수(守)를 넣었다.
세븐일레븐은 코로나19로 홈술 문화가 정착하면서 와인, 수제맥주와 더불어 막걸리 수요도 급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들어(1월1일~7월28일) 세븐일레븐 막걸리 매출은 전년대비 35.7% 증가했다. 특히 20대의 막걸리 매출은 44.9% 오르며 30~40대(34.4%), 50대(33.6%)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신장률을 나타났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에서도 막걸리 구매자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6월 27.1%에서 최근 33.0%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GS25는 국내산 쌀을 100% 사용한 '우리술대한민국쌀막걸리'를 출시했다. 올리고당 사용으로 자연스러운 단맛을 느끼게 해 젊은 2030대 고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국순당의 대표 상품인 '국순당 생막걸리'는 올해 6월 편의점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241.8%나 뛰었다. 이에 따라 6월 전체 판매량도 전년과 비교해 56.4% 증가했으며 전월인 5월과 비교해도 78.9% 늘었다.
품질 업그레이드와 친환경을 고려해 제품 포장을 리뉴얼한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국순당이 '1000억 프리바이오 막걸리'와 '국순당 쌀 죠리퐁당'을 소용량 캔으로 출시하는 등 MZ세대 취향을 고려한 제품을 출시해온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막걸리 마케팅도 MZ세대 타깃 위주의 젊고 트렌디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배상면주가는 MZ세대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막걸리 원료인 쌀알을 3D 캐릭터로 구현한 '느린마을막걸리' 광고 영상을 선보였다. 이 캐릭터는 배상면주가의 로고가 새겨진 체인 목걸이와 헤드폰을 착용하고 그루브한 힙합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평주조는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인 캐주얼 브랜드 '쉐이크쉑'과 손잡고 '막걸리 쉐이크'를 한정 판매한다. 이번 협업은 한국의 전통 술인 막걸리와 서양식 음료인 쉐이크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홈술 트랜드가 지속됨에 따라 소비자들이 찾는 술 종류가 다변화되고 있다"며 "이 같은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차별화된 상품, 패키지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