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법정 최고금리가 다음달 7일부터 24%에서 20%로 인하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서민들의 대출이 늘어나 이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공급 확대를 촉구하고 최고금리 인하 상황반을 가동하는 등 총력을 다 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번 회의에서 햇살론17보다 금리를 2%포인트 내린 햇살론15를 출시하기로 했다. 햇살론17은 2019년 7월 신용등급 6등급 이하 저신용자들에게 제1금융권에서 대출받아 신용등급을 쌓을 수 있도록 유도한 상품이다.
이번에 최고금리를 인하하면서 금융당국은 기존 대부업 신용대출 이용자 약 98만명 가운데 약 31만1000여 명이 '대출난민'으로 몰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들을 햇살론으로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지난 4월 최고금리 인하와 함께 중금리대출 확대를 위해 은행권에 공급계획 및 실적을 공시할 것을 요구했다. 은행은 분기별 공급실적을 비교·공시해야 한다. 대신 공급액의 일부를 가계부채 증가율 계산 시 예외로 인정하고 실적을 경영실태 평가에 반영하게 된다.
또한 인터넷은행에도 중금리대출 확대 계획안을 요구했다. 지난 4월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심사할 때 중금리대출 공급 계획을 면밀히 심사하겠다는 방안이다.
금융당국의 이번 결정에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인터넷은행이다. 카카오뱅크는 1조3800억원을 들여 중·저신용자 전용 대출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중신용대출 상품의 최대한도를 1억원으로 확대하고 가산금리를 1.5%포인트 인하했다. 또한 신규 직장인 사잇돌대출자에게 첫 달 이자를 지원하는 이벤트를 내는 등 방안을 내놓고 있다.
케이뱅크 역시 올해 안에 사잇돌 대출을 출시하고 자체 중금리대출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23년까지 중저신용자 고객 누적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9월말 출범을 계획하고 있는 토스뱅크는 차별화된 신용평가모형(CSS)을 마련하고,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올해 말 34.9%, 내년 말 42%, 2023년 44%로 확대시키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신용협동조합(신협)은 고금리 사채를 연 8.15% 중금리로 대환하는 포용금융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3월부터 성실상환한 채무자에게 월 10만원 한도의 후불교통카드부터 발급해 신용거래 실적을 쌓도록 하는 포용금융 상품을 출시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정책서민금융상품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오윤해 KDI 연구위원은 지난해 9월 보고서 '정책서민금융상품에 대한 평가와 개선방향'을 발간해 저금리 정책서민금융상품이 오히려 고금리 대출에 대한 의존도를 다시 높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 햇살론과 새희망홀씨의 2012년, 2014년 이용자는 대출시점 이후 미대출자보다 더 높은 소비수준을 유지했다. 정책서민금융상품이 장기적으로 채무구조를 개선하지 못하고 채무조정 시기를 지연시켰다는 것이다.
오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 10년간 국내 서민금융 시장의 여러 제도와 환경 변화를 감안했을 때 정책서민금융 공급 확대에 치중할 필요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의 공급 규모와 역할을 줄이고 민간 서민금융시장의 육성방안을 고심해야 한다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적극적인 신용관리 교육과 신용상담의 필요성, 대출한도 내에서 소액으로 나누어 대출할 것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