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환의 시선] 쿠팡은 어느 나라 회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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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환의 시선] 쿠팡은 어느 나라 회사인가?
  • 김준환 폴라리스 대표 변호사 admin@cstimes.com
  • 기사출고 2021년 02월 22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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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 소셜 커머스 업체인 쿠팡이 뉴욕 증시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여러 뒷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누적적자가 4조원이나 되고 창업 이후 한번도 흑자를 내 본적이 없는 회사를 지금 예상 상장 가치는 55조(500억 달러)로 추측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그래서 그 대박을 누가 가져가는 가도 호사가들의 관심사이다.

자연스레 쿠팡이 한국회사인가? 라는 물음표도 던져지고 있다. 어떤 회사가 어느 나라 회사인지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법인에도 이른바 국적이라고 볼만한 요소는 있다. 본사의 설립 소재지가 그것일 것이다.

그러나 본사의 소재지 만으로 국적을 판단 할 수는 없다. 여러 기업들이 조세 회피를 위하여 아일랜드, 스위스 또는 몰타에 본사를 둔다. 그렇다고 그 기업을 아일랜드 회사라고 볼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척도는 주식의 소유자일 것이다. 주식을 한국인이 많이 가지고 있으면 한국 회사로 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또한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 국민기업 삼성전자도 외국인 지분율이 55%정도 된다. 그러면 삼성전자는 외국 회사인가? 국산 담배와 인삼을 판매하는 KT&G의 외국인 지분은 삼성전자보다 높고, 외국인 지분이 가장 높은 대기업은 POSCO다.

그 누구도 정관장 인삼을 외국회사 제품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어느 토종 한국기업을 토종한국인이 100% 소유하고 있는데 그 소유자가 갑자기 외국국적을 취득한다고 회사가 외국회사로 바뀌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더 합리적인 판단 기준은 없을까?

그 회사의 주된 활동 영역이 어디인가를 보는 것도 하나의 기준이 될 것이다. 주된 매출이 어디에서 일어나며, 임직원들은 주로 어느 나라 사람인가도 하나의 판단 기준일 것이다. 이 또한 불완전한 기준이다. 요즘은 해외 공장도 많이 짓는 추세이고, 수출 기업일수록 국내 매출보다 해외 매출이 더 많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핵심이었던 유니클로가 내 세운 논리도 한국에서 매출도 많고 종업원도 많다는 논리였다.

이제 쿠팡을 한번 따져보자. 한국에서 사업하는 주식회사 쿠팡의 설립 소재지는 한국이고 영업 기반은 한국이다. 그러나 주식의 100%를 쿠팡 INC가 소유하고 있는데 이 회사는 미국에서 설립되었고 주식의 대부분을 미국인이 소유하고 있다. 상장되는 것은 바로 이 쿠팡 INC이다.

경영권을 쥐고 있는 김범석 의장의 국적도 미국이다. 이번 상장으로 자산가치가 가장 많이 는 사람들은 미국인들이다. 단일 주주로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 뱅크의 비전펀드가 최대 주주이다. 그래서 한때 쿠팡이 일본기업이다 라는 소리도 나왔었다.

그럼 이번 상장으로 비전펀드가 단일 주주로는 가장 큰 이득을 보았을까? 그것은 아니다. 일단 주식을 매각하지 않는다면 자산가치는 높을지언정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만약 쿠팡이 이득을 많이 내서 배당을 한다면 비전펀드가 많은 돈을 가져갈 것이다. 설사 주식을 매각하여 이익을 실현한다거나 또는 배당이 이루어지더라도 그 돈이 다 일본 또는 손정의에게 가는 것은 아니다.

비전펀드의 지분은 사우디아라비아등 중동계가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차례이다. 쿠팡은 미국기업일수도 있고 한국 기업 일수도 있다, 또 일본 기업의 성격도 있고 결국 돈이 가는 곳은 중동일 수도 있다.

답은 글로벌화 된 시대에 기업의 국적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 하다는 것이다. 쿠팡은 사업을 한국에서 하고 한국형 사업 모델이고 한국에서 고용 경제활동을 하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이지 쿠팡의 국적은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공자에 나오는 일화가 있다. 초인유궁 초인득지(楚人遺弓 楚人得之). 초나라 왕이 활을 잃었는데 어차피 초나라 사람이 잃은 활을 초나라 사람이 주울 테니 찾지 말라고 했는데 그 소식을 들은 공자가 사람이 잃은 활을 사람이 주울 텐데 라고 말하면 더 좋았을 것을 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쿠팡의 국적을 따지는 것은 현대의 대표적 우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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