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공룡' 배민·요기요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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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공룡' 배민·요기요 운명은?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12월 28일 0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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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 규모 M&A 승인 1년째 답보…조건부 승인에 DH 난감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점유율 90%의 배달앱 공룡은 탄생할 수 있을까.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배달앱 1, 2위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인수·합병(M&A) 승인에 1년 가까이 장고(長考)하고 있다. 최종 심사일은 당초 9일에서 23일로 미뤄져 이번 주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점유율 90%가 넘는 유통 공룡 탄생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이 우세하다. 여기에 무산될 시 플랫폼 산업 규제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 모회사인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의 M&A 심사 마지막 관문인 전원회의를 지난 23일 진행했다.

전원회의 의결 정족수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위원장을 포함해 위원 9명 중 5명 이상이 찬성해야 최종 결정이 이뤄진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독보적 시장 점유율을 가진 대형 플랫폼 출현을 우려해 요기요를 매각해야 합병이 가능하다는 '조건부 승인'을 통보했다. 공정위 제시안에 당혹감을 나타낸 DH 측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적극적으로 위원들을 설득했다. 강신봉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대표 등이 직접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인수한 배달통과 달리 요기요는 DH가 한국에 진출한 이후 직접 육성한 플랫폼이다. 이를 매각할 경우 합병 시너지는 물거품이 된다. 하지만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 입장을 번복할 지 여부도 미지수다.

강 대표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 인수 작업을 예로 들며 배달시장 성장세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기 어렵다"고 짧게 답했다.

DH는 1년 전인 지난해 12월 우아한형제들을 40억 달러(약 4조75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인터넷 기업의 M&A 중 가장 큰 규모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같은 달 30일 두 회사의 기업결합 관련 신고서를 접수하고 심사에 돌입했다.

자영업자들은 배민과 요기요 합병이 성사될 경우 점유율 90% 이상의 독과점 기업이 탄생한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실사용자를 기준으로 한 지난 9월 배달앱 점유율은 배민 59.7%, 요기요 30.0%, 배달통 1.2% 수준이었다. 후발주자인 쿠팡이츠가 6.8%, 위메프오가 2.28%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여전히 3사의 총 점유율은 90% 이상이다.

독과점 지위에 따른 부작용은 수면 위로도 드러났다. 지난 4월 배민은 수수료를 '정률제'로 개편하려다 논란이 일자 철회했다. 6월에는 요기요가 배달음식점에 '최저가 보장제'를 강요하고 이를 어길 시 불이익을 주는 등의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것으로 드러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배민과 요기요가 신사업으로 진행 중인 장보기 서비스 'B마트'와 '요마트'도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 측은 "두 앱은 과다한 수수료율과 정보의 독점화 등으로 자영업자들의 원성을 샀다"며 "공정위는 기업결합 승인은 물론, 조건부승인까지도 고려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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