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연쇄방화 '봉대산 불다람쥐' 사건 현장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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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간 연쇄방화 '봉대산 불다람쥐' 사건 현장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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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건우 기자] 지난 17년간 울산 동구 봉대산 일대에 90여 차례 산불을 낸 '봉대산 불다람쥐' 사건에 대한 현장 검증이 28일 실시됐다.

 

1994년부터 최근까지 울산 동구 봉대산과 마골산, 염포산 일대에 96차례 산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는 대기업 직원 김모(52)씨를 구속한 울산 동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현장 검증을 벌인 결과, 김씨의 첫 방화는 1994 123일 오전 4시께였으며 임야 0.1㏊가 소실된 것으로 드러났다.

 

첫 방화 장소인 봉대산의 한 농원 입구에 도착한 김씨는 비교적 담담하게 담배와 라이터를 이용해 불을 놓는 장면을 재연했다.

 

그는 "피우던 담배를 숲에 던졌지만 바람이 불어도 불이 나지 않아 다시 라이터로 불을 피웠다"고 진술했다. 방화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또 다른 방화 장소인 봉대산 기슭으로 발걸음을 옮긴 김씨는 자신이 직접 고안한 장치로 불을 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곳은 김씨가 사는 아파트 바로 뒤편으로 도로와 불과 50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이를 지켜보던 산불감시원은 김씨를 보고 "아직 봉대산 불다람쥐가 안 잡혔느냐며 되려 묻기도 했던 사람"이라며 "정말 난감하고 희롱 당한 느낌"이라고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현장검증은 약 1시간 30분간 이어졌으며 김씨는 현장검증 마지막에 자신을 모방한 다른 산불방화범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6일 김씨를 구속한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이번 주 중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편 울산시는 방화범 검거 경찰관에 대해 1계급 특진을 경찰청에 요청하고 유공 공무원 포상을 추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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