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공식화에 관련주 '들썩'
상태바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공식화에 관련주 '들썩'
  • 전은정 기자 eunsjr@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11월 17일 08시 12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형 국책항공사 탄생 '빅딜'

[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결정에 관련주가 급등했다. 국내 1위와 2위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합병되면 대형 국책항공사가 탄생하는 만큼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 주가는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 결정된 16일 코스피 시장에서 12.53% 급등한 2만6950원에 장을 마쳤다. 아시아나항공은 상한가(29.84%)를 기록했으며 한진칼(5.65%), 한진칼우(24.35%) 등도 급등했다.

KDB산업은행은 이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위해 8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산은이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한진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산은이 자금을 투입하면 한진칼이 증자 대금으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사들이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은 산은과 수출입은행 지원을 받아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업계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초대형 항공사 탄생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 아시아나는 구조조정 등을 통해 실적 개선 기대감이 부각된다는 것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하나로 통합할 경우 보다 효율적으로 항공시장 재편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표면적으로 승자의 저주가 걱정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우리나라 항공시장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더 중요한 변화"라며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항공여객 점유율은 54%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내달 발표될 아시아나항공의 구조조정 방안도 대한항공에 수혜가 될 수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는 최근 무상감자를 발표했으나 고정비 절감을 위해서는 운영 기재 및 인력 축소가 필요하며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구조조정도 필요하다"며 "실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경우 대한항공의 반사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전이 무산된 이후 꺼졌던 기대감이 되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운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에 호재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며 "HDC현산 이후 표류하던 턴어라운드(실적개선) 기대감이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은행으로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한다면 부채만 12조가 넘는 부실기업을 떠안는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항공시장을 살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최 연구원은 "산업은행의 자금이 투입된다면 정부가 항공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사실상 지원을 집중해주는 그림"이라며 "이제는 좁은 우리나라 안에서 항공사 간 경쟁을 통해 소비자 편익이 개선될 여지보다 일단 힘을 합쳐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큰 그림에서 아시아 탑티어 항공사로 성장한다는 전략적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진그룹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강성부펀드(KCGI)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KCGI는 반도건설 등과 3자연합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진그룹과 맞서고 있다. 3자 연합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2대주주다. 산은이 한진칼에 대한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한진칼 지분 45.23%를 보유한 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 연합의 지분율은 40%대 초반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KCGI는 이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인수를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KCGI는 "법률상 허용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단 1원의 사재출연도 없이 오직 국민의 혈세만을 이용해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 및 아시아나항공까지 인수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