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톡톡] 1일 1깡, 묻고 더블로…'밈'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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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톡톡] 1일 1깡, 묻고 더블로…'밈'이 뭐길래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8월 28일 0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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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 사이 재생산되는 놀이문화…젊은층 관심 유도 효과
비의 '깡 신드롬'을 활용한 농심 '새우깡' 광고
▲비의 '깡 신드롬'을 활용한 농심 '새우깡' 광고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밈(meme). 최근 유통가를 관통한 신조어다. 밈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인터넷 상에서 유행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복제되는 패러디물을 일컫는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일명 '짤방' 문화로 잘 알려져 있다.

'밀다'라는 뜻의 한국어인가 싶겠지만 실제 어원은 그리스어와 영어에 있다. 밈은 자기 스스로를 복제해 세대를 이어가는 DNA에 빗대 영국의 한 진화 생물학자가 만든 용어다. 그리스어로 모방을 뜻하는 미메메(Mimeme)와 영어로 유전자를 뜻하는 진(Gene)의 합성어다.

유통업계는 미래의 큰 손이자 '재미'를 소비의 목적으로 삼는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밈 현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가수 비의 '깡' 신드롬에서 비롯된 '1일 1깡'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농심, 하이트진로 등이 발 빠르게 비와 손잡았다.

지난 2017년 발매된 비의 미니 앨범 타이틀곡 '깡'이 최근 들어 다시 조명된 이유는 유튜브에 게시된 한 고등학생의 패러디 영상 덕분이다. 이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타고 전파되면서 노래 가사인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네'가 유행어로 부상했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비롯한 다양한 채널에서 깡 패러디물은 계속해서 전파됐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하루에 한번씩 꼭 깡 영상을 본다는 의미에서 '1일 1깡'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비와 가장 먼저 손잡은 브랜드는 농심 '새우깡'이다. 농심은 지난달 1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깡 뮤직비디오 속 안무를 그대로 재현한 디지털 광고를 게시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2달여가 지난 현재 광고영상 조회 수는 293만회를 돌파했다. 농심은 방송 간접광고(PPL)를 진행하고 일반인이 참여하는 '새우깡 챌린지'를 기획하는 등 마케팅에 속도를 냈다.

이는 곧 매출로 직결됐다. 새우깡과 감자깡, 양파깡, 고구마깡 등 '깡 스낵' 4개 제품의 지난달 매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억원을 넘었다. 이는 지난해 월 평균 판매금액 71억원보다 40% 이상 성장한 수치로 깡 스낵 출시 이후 최대 기록이다.

하이트진로는 '진로' 소주의 대세감을 이어가기 위해 깡을 활용하고 나섰다. 진로 캐릭터인 '두꺼비'와 가수 '비'의 만남이라는 점을 강조해 유머러스함을 더했다. 1일 1깡 열풍에 빗대어 '1일 1깡소주'라는 카피를 사용한 점이 포인트다.

버거킹의 '올데이킹' 광고도 성공적인 밈 마케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버거킹은 하루 종일 세트 메뉴를 4900원에 판매하는 올데이킹을 홍보하기 위해 배우 김영철의 "사딸라", 김응수의 "묻고 더블로 가" 등 유행어를 활용했다.

사딸라는 김영철이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협상하는 장면에서 유래된 유행어다. 온라인 상에서 '김두한식 극딜 협상'이라는 제목으로 전파되며 인기를 끌었다. 4900원이 4달러와 비슷하다는 점을 통해 올데이킹의 경쟁력을 부각시켰다는 분석이다.

"묻고 더블로 가"는 영화 '타짜' 속 캐릭터인 곽철용의 대사다. 지난해 하반기 온라인상에서 타짜가 재조명되면서 곽철용 캐릭터가 급부상했고 이를 연기한 배우 김응수는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네티즌들은 급기야 곽철용이 올데이킹과 잘 어울린다며 영화 캡쳐본을 활용한 가상광고를 만들었고 버거킹은 이에 응답했다.

이 외에도 GS25는 온라인상에서 짤방으로 사용되는 방송인 신봉선의 '상상도 못한 정체'에 착안한 '상상도 못한 캔디'를 화이트데이 시즌 상품으로 내놨다. 알바몬은 가수 박미경의 '뒤집어 놓으셨다'라는 유행어를 활용한 광고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30대, 일명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 트렌드와 유행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당대 가장 화제의 인물을 모델로 기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밈 마케팅이 성사되면 온라인 상에 관련 소식이 빠르게 전달돼 자연스럽게 바이럴 효과까지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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