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빅3 생명보험사들이 이달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낮춘 가운데 중소형 보험사들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제로금리 영향으로 당분간 보험사 공시이율은 하락 기조를 보일 전망이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이달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하향 조정했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2.44%였던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이달 2.42%로 2bp 내렸고,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같은 기간 2.43%에서 2.41%로 2bp 낮췄다.
보장성보험의 경우 한화생명이 공시이율에 5bp를 가산해 삼성생명과 같은 2.25%를 맞췄다. 반면 교보생명은 5bp를 내린 2.30%로 확정했다. 연금보험의 공시이율은 빅3 업체들 모두 2.42%로 동일했다.
공시이율이란 보험사가 자사의 운용자산이익률과 객관적인 외부지표 수익률이 반영된 공시기준이율에 회사별 조정률을 감안해 일정기간마다 고객의 보험금에 적용하는 이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시중금리를 반영하며, 공시이율이 떨어지는 만큼 만기 환급금은 줄어들고 보험료는 올라간다.
대형 생보사뿐만 아니라 중소형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흥국생명은 보장성·연금보험의 공시이율은 지난달과 같은 2.45%, 2.30%로 유지하면서도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은 2bp 낮춘 2.42%로 하향 조정했다.
KDB생명의 경우에는 연금보험과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5bp씩 낮춰 2.19%와 2.40%로 변경했다. DB생명도 이달 들어 보장성·저축보험의 공시이율을 5bp씩, 동양생명은 연금·저축보험의 공시이율을 3~4bp 낮추는 조치를 취했다.
앞서 생보사들은 지난 5월 코로나19 여파에 이미 저축성보험과 연금보험의 공시이율을 낮춘 바 있다.
삼성생명은 연금과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2.45%와 2.47%로 2bp씩 인하했다. 보장성보험은 지난 3월 2.25%로 내린 이후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화생명도 보장성보험의 공시이율은 2.20%를 유지하는 대신, 연금과 저축성보험을 2.43%와 2.47%로 전월 대비 2bp, 1bp 내렸다. 교보생명은 연금보험 공시이율을 2.45%, 저축성보험을 2.47%로 2bp씩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5%까지 끌어내리면서 국내 생보사 공시이율의 하락 기조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진행형'인 만큼 당분간은 공시이율이 하향 기조를 나타낼 것"이라며 "고객의 입장에서 저축성보험의 매력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저축성보험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IFRS17 적용 시 현재 시장금리를 반영해야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험사가 9%대 수익을 보장하는 저축성 보험을 팔았을 경우 기존에는 지급 시점에 9%대 수익을 낼 것으로 가정한 후 적립금을 쌓았지만, IFRS17 도입 시 현재 2%대 저금리로 줄어드는 운용수익을 감안하고 훨씬 더 많은 적립금을 쌓아야 한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보험사들이 7% 이상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대거 판매했으나 이제는 10년 이상 저축성보험의 경우 최저보증이율이 0%대"라며 "IFRS17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의 판매를 줄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