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시중은행에게 '찬밥'…저축은행에게 '희망'
상태바
'중금리대출' 시중은행에게 '찬밥'…저축은행에게 '희망'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6월 30일 08시 02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중은행서 신용대출 거절 당한 고객,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로 발걸음
6월 신용대출(사진=연합)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가 포용적 금융을 강조하며 시중은행들에게 중금리대출 확대를 권하고 있지만 실제 시중은행의 중금리대출 시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달리 저축은행 업계는 중금리 대출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금리를 낮추며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의 공시를 살펴보면 △신한 △KB국민 △우리 △하나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5월 전체 신용대출 가운데 중금리대출의 비중은 5.42%로 전년동월인 11.52%와 비교해 절반 넘게 감소했다.

특히 하나은행의 중금리대출은 같은 기간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5월 21.9%에서 올해 5월 10.%로 11.4%p 하락했다.

이어 우리은행은 11.8%에서 4.5%, KB국민은행도 12.6%에서 5.3%로 떨어졌다. 신한은행은 9.3%에서 5.5%, NH농협은행은 2%에서 1.3%로 소폭 감소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중금리대출에 거리를 두고 있는 배경에는 낮은 수익성과 연체율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풀이된다. 중금리대출을 이용하는 대다수 고객들의 신용등급이 5~6등급에 해당하며 이보다 낮은 저신용자의 이용률도 높다. 따라서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이 매력적 일리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대출 상품이 잇달아 나왔고, 재난지원금까지 지원되면서 시중은행에서 중금리대출은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은 아니다"며 "정부 지원 대출 상품들이 존재하면서 중금리대출에 대한 수요가 분산된 측면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의 담당자 입장이 다른 것도 시중은행들에게는 큰 부담"이라며 "금융당국 정책 담당자는 '중금리대출 상품을 통해 서민을 지원하라'고 하지만 은행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담당자는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하면 건전성은 어떻게 감당할 거냐'는 지적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저축은행 업계는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출 금리를 낮추며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의 리딩뱅크인 SBI저축은행은 최근 개인 신용 중금리대출 상품 금리를 최대 2.9% 낮췄다. 기존 SBI중금리 대출금리는 5.9%에서 16.5%였지만 최대 14.4%로 2.1%p 낮췄다.

웰컴저축은행도 1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웰컴중금리대출' 상품의 평균금리를 16.18%에서 오는 2분기 12.65%로 3.53%p 내릴 예정이다.

OK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5~6등급 신용자를 기준으로 최대 1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OK히어로' 평균금리를 직전 분기대비 0.19%p 인하했고 이어 2분기에는 4.12%p 인하할 예정이다.

실제 올해 1분기 △SBI저축 △웰컴저축 △OK저축은행 등은 지난해 보다 각각 22.5%, 32.6%, 26.9% 증가했다. 이어 당기순이익도 전년동기대비 △SBI저축은행 86.6% △OK저축은행 128.32% 대폭 증가했다. 웰컴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0.7%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눈에 띈 실적을 개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금리대출' 때문이라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제1금융권인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저신용자들이 저축은행업계로 몰려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저축은행의 금리가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에 덜 받는다는 점도 작용한다. 이는 저축은행의 자금조달 대부분이 고객들의 예금, 즉 수신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업계는 지난 2015년부터 중금리대출 상품을 금융업권에서 처음 내놨다"며 "당시에는 20%에 가까운 금리였고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금리는 꾸준히 내려 앞으로도 중금리대출의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시중은행이나 소상공인 재단에서 지원을 받지 못한 저신용자들이 중금리대출로 모이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