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규제 1년, 일본 식품·원료 존재감 '흐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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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규제 1년, 일본 식품·원료 존재감 '흐릿'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6월 30일 0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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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맥주 수입량 725만달러→77만 달러, 향료·포장재까지 脫일본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항하는 불매 운동인 '노(NO) 재팬' 소비가 1년여를 맞이했다.

10년째 한국에서 1위 자리를 지키던 '아사히' 등 일본 맥주는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1캔당 1000원대로 눈물의 재고세일을 펼쳤지만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역부족이었다. 온라인 상에서 도마에 오른 '일본산 원료 식품'도 밥상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전년동기대비 91% 급감한 2689만 달러로 집계됐다.

일본 맥주는 지난 2009년 1월 미국 맥주를 제치고 1위에 오른 이후 불매운동 이전까지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었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해 7월에는 벨기에, 미국에 이어 3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5월 기준으로는 수입액이 77만 달러에 그쳐 아일랜드에 이어 7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725만 달러에서 89.4% 감소한 수치다.

일본 맥주의 대표 브랜드 격인 '아사히'를 판매하는 롯데아사히주류의 매출은 2018년 1248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623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결국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계약기간이 끝난 영업사원들과 계약을 종료했다. 올해 들어선 정규직 직원을 그룹 계열사로 전보 발령하고 희망퇴직도 지난달 마무리했다.

반면 국산 맥주인 하이트진로의 '테라'를 비롯해 소규모 양조장이 선보인 수제맥주가 편의점 인기품목으로 등극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서는 올해 4월 말 기준 국산맥주 비중이 50.5%로 수입맥주(49.5%)를 앞질렀다. 이마트에서도 지난해 40%에 불과하던 국산맥주 판매량이 올해 5월 60%대에 진입했다.

일본산 식품 원료와 용기에도 국산화 바람이 불고 있다. 식품의 경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본산 원료나 포장재를 쓴 식품 리스트가 공유되면서 곤혹을 치렀다.

CJ제일제당은 즉섯밥 '햇반'에 사용하던 일본산 미강 추출물을 연내 100% 국산화할 방침이다. 햇반에는 밥의 맛과 향을 유지해주는 미강추출물이 0.1% 미만 극소량으로 들어가는데 일본산을 쓴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의 찬반 논란이 일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지난해 9월 햇반 전용 국산 미강추출물 기술 개발을 완료해 10월부터 오곡밥 제품에 시범 적용했다. 올해 1월부터는 잡곡밥과 흰밥 등 전체의 20% 물량에 적용했다.

오뚜기의 경우 '오뚜기밥' 일부 제품에 일본산 용기를 사용한다는 논란이 일자 즉각 국산 용기로 대체했다. 동원F&B도 '쎈쿡'에 사용하던 일본산 산소 흡수제를 점차 국산화해나갈 방침이다.

매일유업은 '아몬드 브리즈'에 사용되는 일본산 아몬드 향료를 연초 타 원산지 원료로 대체했다. 스타벅스는 일본에서 완제품 형태로 수입해온 가루 녹차와 추출식 커피 2종의 수입을 중단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을 고려한 측면도 있지만 최근 국내 기술이 좋아진 점도 국산화에 속도가 붙은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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