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부동산 대책, 은행권 수익 발목 잡나…'전세대출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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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부동산 대책, 은행권 수익 발목 잡나…'전세대출도 어려워'
  • 임이랑 기자 iyr625@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6월 19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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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안고 주택 구입하는 '갭 투자' 원천봉쇄, 신용대출 '풍선효과' 부작용 우려
올해 상반기 가계가 은행을 비롯한 예금취급기관에서 빌린 빚이 크게 불어났다.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956조1천731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작년 말(919조9천633억원)보다 36조2천98억원(3.9%) 늘었다.작년 같은 기간 증가액(29조5천753억원)보다 6조6천345억원(22.4%)이나 많다. (연합)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임이랑 기자]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풍선효과를 근절하기 위해 추가적인 부동산 정책인 '6·17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이와 함께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은행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17일 발표한 22번째 부동산 대책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더 규제했다. 대표적인 대출 규제로는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초과 아파트 구입 시 전세대출 보증 제한 ▲전세대출 후 투기지역 혹은 투기과열 지구 내 3억원 초과 아파트 구입 시 전세대출 즉시 회수 ▲전국 주택 매매·임대사업자 주택담보대출 전면 금지다.

이번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바로 3억원이 넘는 집을 구입할 경우 전세대출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은행들의 주 수입원이라 할 수 있는 전세대출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전세대출의 만기는 2년으로 주택담보대출보다 짧고 신용대출에 비해 한도도 높다. 여기에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의 금융공공기관의 보증도 이뤄져 원금 회수 부분에서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부동산 대책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 투자'를 원천봉쇄했다는 점에서 은행들의 수익원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이 발표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 폭은 둔화됐지만 이에 따른 풍선효과로 전세대출은 급증한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전세대출 증가가 가계대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기에 사상 최저 수준인 0%대 기준금리 시대가 도래 하면서 은행권의 주 수익원인 예대마진의 하락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은행권은 '신용대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택 구입시 주택담보대출의 부족분을 신용대출로 채웠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비대면 신용대출이 확대되고 있어 신용대출 용도가 확인하기 쉽지 않고 이에 따른 리스크가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그동안 계속된 규제로 이미 성장률이 큰 폭으로 둔화하고 있어 이번 정책의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주택 매매·임대사업자의 모든 지역 주택담보대출 금지는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가계대출 증가율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전세대출의 경우 보증이용 제한과 3억원 초과 아파트 구입 시의 전세대출 즉시 회수가 파급력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0%대의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저축을 통한 자산형성은 이제 옛말이 됐다"며 "많은 고객들이 부동산으로 눈을 돌렸지만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DLF와 라임사태를 겪으며 고객들도 투자상품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아직 대책이 시행되기 전이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발걸음은 떼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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