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는 안되고 핀테크는 된다(?)…재난지원금 마케팅 '이중잣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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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는 안되고 핀테크는 된다(?)…재난지원금 마케팅 '이중잣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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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금융당국 눈치에 '마케팅 철회'…"일관성 없어"

[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정부가 카드사에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마케팅 자제령을 내린 가운데 핀테크사의 마케팅은 방치하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각 카드사들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이전부터 관련 마케팅을 계획했지만 금융당국의 마케팅 자제령에 울며 겨자 먹기로 줄줄이 철회한 상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8일 '정부·지자체·카드사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위한 업무협약'에서 "재난지원금 관련 마케팅 과열 양상을 자제해달라"고 밝혔다.

앞서 BC카드는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자 100명을 추첨해 이용금액 100%를 캐시백(최대 100만원 한도)해주는 보도자료를 냈다가 취소했다. NH농협카드는 홈페이지에 추첨을 통해 1만명에게 1만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을 준다는 공지를 올렸다가 철회했다. 삼성카드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시 스타벅스 또는 편의점 모바일 쿠폰을 제공한다는 문자를 보냈으나 지금은 이벤트를 중단했다.

카드사들 중 유일하게 마케팅을 진행하는 곳은 우리카드다. 우리카드는 지난 8일 무실적 고객들에게 '재난지원금 신청시 스타벅스 커피 교환 쿠폰을 지급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바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권고 이전에 이미 문자가 나간 상태라 철회하기 어렵다"며 "고객과의 약속 이행을 위해 그대로 진행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신용카드 박물관', '스사사' 포털사이트 카페에서는 토스나 카드고릴라 등 금융 플랫폼을 통해 카드를 신청하거나 이용하고 캐시백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토스는 오는 31일까지 KB국민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삼성카드와 제휴를 맺고 캐시백 행사를 진행한다. 각 사의 특정 카드로 5~10만원을 사용하면 5~10원 상당의 토스머니를 지급한다. 캐시백 대상은 토스에서 행사 카드를 발급받은 회원으로, 직전 1년 간 결제 이력이 없어야 한다.

문제는 토스의 캐시백이 재난지원금 신청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토스가 KB국민카드와 제휴해 처음으로 선보인 신용카드인 '토스 KB국민카드'는 10만원 이상 이용 시 토스머니 10만원을 되돌려준다. 우리카드의 'D4@카드의 정석'을 토스에서 발급받아 8만원 이상 사용하면 현금 10만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해당 카드를 이미 발급받은 회원이더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롯데카드도 토스를 통해 통 큰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임 드라이빙 롯데카드' 'VEEK 플래티늄 롯데카드' 등을 토스에서 신청한 후 5만원 이상 사용하면 현금 10만원을 지급한다. 재난지원금을 해당 카드로 5만원 이상 사용하면 10만원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밖에 신한카드와 현대카드도 각각 특정 카드를 토스에서 신청할 경우 캐시백을 제공한다.

금융당국의 이같은 판단은 카드사들의 재난지원금 마케팅만 저지할 뿐 핀테크 기업을 통한 제휴 마케팅에는 사실상 손을 놓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핀테크 기업은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아니기에 여신전문금융업법으로 제지할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위는 지난 2017년 신용카드 발급 이후 이용실적에 따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느냐는 카드사들의 유권해석 요구에 이는 불가하다고 판단했다. 신용카드 발급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신용카드 발급과 연계돼 제공된다면 이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으로 보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신청 마케팅과 관련해 금융당국은 카드사에만 제재를 가하고 있다"며 "금융 플랫폼으로 얼마든지 캐시백이 가능한 구조는 방치하는 것은 일관성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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