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리뷰] "1시간만에 품절" 방탄소년단 손잡은 스타벅스 '인산인해'
상태바
[컨슈머리뷰] "1시간만에 품절" 방탄소년단 손잡은 스타벅스 '인산인해'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20년 01월 24일 08시 56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D 품절대란, 인기 품목은 '키 체인'…"잔여 수량 90%, 재입고 없어"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영하권의 추위가 찾아온 21일 아침. 스타벅스 매장 앞은 한정판 머천다이즈(MD)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적게는 5명, 많게는 20명 가량 몰려들었다.

크리스마스도 벚꽃 시즌도 아닌 이 겨울에 다양한 연령, 다양한 국적의 소비자들을 몰려들게 한 원동력은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에 있다.

스타벅스가 한국 진출 20여년만에 처음으로 연예인, 무려 방탄소년단과 의기투합했다는 소식은 팬들 뿐 아니라 업계에서도 화제였다.

기념비적인 협업의 결과가 궁금했던 필자도 21일 오전 8시 오픈하는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을 찾았다. 온라인에는 오전 7시 오픈한 매장에서 이미 MD를 구매했다는 간증글이 잇따랐다. 새벽부터 줄을 섰다는 글도 간간히 보였다. 일부 품목은 벌써 품절 조짐을 보였다. 3000~5000원만 지불하면 대리구매(댈구)를 해주겠다는 누리꾼도 있었다.

초조한 마음으로 매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 10분경. 유리 문에는 협업을 알리는 연보라색 방탄소년단 로고가 붙어있었다. 내부도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영롱한 보라색을 채택한 협업 MD 6종이 특별 매대에 전시돼있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보라해'라는 말을 쓴 이후로 보라색은 방탄소년단과 그 팬덤 아미(ARMY)에게 아주 의미 있는 색상이 됐다고.

내부에는 10명 남짓의 팬들이 모여 MD를 살펴보고 있었다. 매장 직원은 MD 구매 여부를 묻고 줄을 세웠다. 한정 수량인 데다 1품목당 1개씩만 구매 가능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MD가 아닌 푸드에 눈길을 돌렸다. 협업 푸드 5종 중 2종을 구매하면 방탄소년단 로고 모양의 캔들을 제공한다. 스타벅스 답지 않은 상술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바닐라 마카롱과 치즈 케이크를 주문해봤다. 이때까지도 MD는 전량 남아있었지만 마카롱은 필자가 고르고 나니 단 3개만 남았다.

1~2시간 가량 지나자 텅 비어버린 매대
1~2시간 가량 지나자 텅 비어버린 매대

포장한 푸드를 들고 서울 강남의 다른 매장에 오전 10시경 들렀더니 매대는 텅 비어있었다. 가방이나 에어팟 등에 달아 개성을 뽐낼 수 있는 '태슬 키 체인'은 1시간 안에 이미 매진됐다는 설명이다. 글라스 컵만 7~8개 남짓 남아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MD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방탄소년단 MD인 것이 티가 안나는 일명 '일코'(일반인 코스프레) 아이템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다만 가격이 허들이 될 것 같다.

태슬 키 체인은 2만6000원, 노트북 파우치는 4만3000원과 4만8000원, 글라스컵은 2만6000원과 2만8000원, 머그컵은 2만4000원이다.

이를 1개씩 구매하면 총 19만5000원을 '플렉스'하게 되는 셈이다. 온라인 상에서도 평소 스타벅스 MD보다 비싸게 느껴진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처 구매하지 못한 팬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이 틈을 노려 웃돈을 얹어 되파는 리셀러까지 등장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키 체인 같은 경우 대부분의 매장에서 매진됐으며 전체적으로 보면 80%가량이 소진된 것으로 본다(21일 오후 4시 기준)"며 "아쉽게도 이번 물량을 끝으로 재입고 예정은 없다"고 말했다. 23일 기준으로 재고의 10% 정도만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타벅스 매장 내 음악 재생목록에도 변화가 생겼다. 방탄소년단의 'Make It Right'이 무작위로 재생목록에 포함된 것이다.

일반 개인카페나 프랜차이즈 카페가 핫한 K팝 음악 또는 희소성 있는 인디 음악을 플레이하는 것과 달리 스타벅스는 컨트리, 재즈, 클래식 등 잔잔한 노래를 선호한다. 무려 미국에서 공수해 온 CD를 전용 플레이어에 넣고 재생하는 방식이었다. 본사 차원에서 이번 협업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 지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혹자는 '상술이다' '무리수 마케팅이다' 등의 의견을 내놓을 수 있겠다. 하지만 이번 수익금의 일부가 '청년 자립'을 위한 지원에 쓰인다는 점을 생각하면 꽤나 가치 있는 소비가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