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여고 간부 딸 '성적조작 의혹'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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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여고 간부 딸 '성적조작 의혹'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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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인터넷뉴스팀]서울 모 명문여고에서 간부 자녀의 성적조작 의혹이 불거진 것은 이 학교에서 해당 학생에 대한 특혜 시비가 반복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과 해당 학교 학부모 등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성적조작 의혹의 개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난 6월5일 실시된 이 학교 교내 수학경시대회에는 문·이과반 합쳐 총 70여 명이 응시했다.

이 학교 교무차장 딸 A양(고3)은 문과반으로 응시했고, 평소 교무차장과 친분이 두터운 B씨가 출제 및 채점감독을 맡았다. B씨는 A양 성적을 공동 9등으로 집계했다.

시험 전 작성된 기안에는 `1~9등을 수상자로 결정한다'고 돼 있었고, B씨는 공동 9등인 A양도 당연히 수상자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평소 A양보다 수학을 더 잘하는 학생들이 상을 받지 못한 사실을 알게 된 다른 채점교사들은 의아하게 생각했고 결국 수상자들의 답안지를 재검토한 결과, A양에 대한 채점기준이 비정상적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풀이 과정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틀렸고 답마저 다른데도 만점에서 1점만 깎여 4점 혹은 3점을 받았다는 것.

예컨대 답은 2≤a≤4인데 등호를 빼고 2< a <4라고 쓴 식이었다.

B씨는 전체적으로 성적이 너무 나빠 답 위주로 채점했다고 해명했다. 풀이가 틀려도 답만 비슷하면 1점만 감점하는 식으로 점수를 줬다는 것이다.

학교 측도 "(채점관이 줄 수 있는) 재량권에 포함된다"며 성적조작 주장을 반박한다.

그러나 중등 수학교사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풀이과정을 쓰게 돼 있는 서술형 문제에서 그런 식으로 부분점수를 주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특히 이런 식으로 채점한 문항은 시험지 첫 페이지 두 문제였고, 두 번째 페이지부터는 풀이 위주로 채점이 진행됐다는 점도 의혹을 받고 있다.

A양의 시험 성적을 둘러싸고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 것은 비슷한 논란이 작년부터 수차례 반복돼왔기 때문이라고 일부 학부모는 입을 모았다.

교무차장은 작년 1월 자신의 딸과 조카를 이 학교로 위장전입시켰다가 학교와 교육 당국에 적발된 사례가 있으나 주의 조치를 받는데 그쳤다.

당시 교무차장에 대해 수차례 감사를 진행한 시교육청은 "전학한 지 3개월이 넘었기 때문에 학생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위장전입 학생이라도 3개월이 넘으면 학생의 안정적 학교생활을 위해 원래 학교로 돌려보내지 않는다는 것이 시교육청 방침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위장전입자는 학교를 옮긴 지 3개월 이내에 적발되는 경우가 많지 않고 그 같은 `예외규정'은 내부사정에 밝은 교직원이나 알 수 있어 결국 위장전입 규제의 허술한 틈새를 악용한 사례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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