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산맥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아성을 위협하기엔 현지화가 부족했다는 평가다. 쿠팡이츠 같은 강력한 추격자들까지 등장하자 수세에 몰려 철수가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버코리아는 지난 2017년 8월 한국에 우버이츠를 개시하고 강남∙이태원 등지를 중심으로 고객 몰이에 나섰다. 우버 서비스에 익숙한 외국인 또는 유학생을 겨냥한 전략이었다.
우버 이츠는 전문 라이더가 아닌 일반인이 개인 이동수단 또는 도보로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운전면허증과 이륜차 보험을 소지한 만 18세 이상 오토바이∙전기 자전거∙일반 자전거 소유자라면 누구나 배달 파트너로 지원할 수 있다.
올해 6월부터는 GS25 등 편의점 배달 서비스를 개시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듯했다. 하지만 우버이츠는 사업 개시 2년만인 지난 9일 회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내달 14일부로 국내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공지했다.
이는 날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이용자 수는 2013년 87만명에서 지난해 2500만명으로 급증했다. 국민 2명 중 1명은 배달앱 이용자인 셈이다. 전체 배달 시장은 15조~20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배달앱 결제규모는 3조원대로 성장했다.
하지만 시장은 배달의민족이 50%, 요기요가 30%대로 양분하고 있어 진입이 쉽지 않다. 우버이츠는 한 자릿수 점유율로 고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배달의민족의 입점 매장은 11만개, 요기요는 6만개 가량으로 압도적인 반면 우버이츠는 1300여개에 그친다.
이 가운데 이커머스 '대어'인 쿠팡이 지난 5월부터 쿠팡이츠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쿠팡은 현재 서울 17개 지역과 용인 기흥∙수지 지역에서 쿠팡이츠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정식으로 쿠팡이츠를 론칭한 것은 아니지만 서울의 경우 24개구 중 남은 7개구에도 곧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어서 영업이 본격화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쿠팡 배송 인력이 '쿠팡맨'이라면 쿠팡이츠 배달기사는 '쿠리어'다. 쿠팡이츠 앱에서는 택시호출 앱처럼 쿠리어의 이름과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시범 서비스 중인 만큼 최소 주문금액 기준이 없고 별도의 배달료도 받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쿠팡이츠의 가장 큰 강점으로 '로켓배송'으로 인지도가 높은 쿠팡 앱과 연동된다는 점을 꼽는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그랩(Grab)'이 활성화된 이유도 택시호출과 음식배달을 앱 하나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버이츠 앱의 경우 한국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디자인을 택해 사용자환경(UI)이 직관적이지 않았을 뿐 더러 우버와의 연결고리도 없었다"며 "쿠팡이츠는 쿠팡 앱과 연동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용을 유도할 수 있다는 차별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배달앱 '빅2'도 신 성장동력을 앞세워 쿠팡이츠를 견제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우버이츠처럼 일반인이 음식을 배달해주는 '배민 커넥트'를 지난 7월부터 서울 전역과 경기 성남 등지에서 운영 중이다.
요기요는 단골 회원을 겨냥해 월 9900원을 정기 결제하면 월 3만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는 정기 할인 구독 서비스 '슈퍼클럽'을 론칭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은 한번 정착하면 다른 업체로 이동하는 경향이 낮다"며 "쿠팡이츠가 견제 대상이긴 하지만 정식 서비스 론칭 이후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