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루보틀 미국 본사가 일본을 잇는 두 번째 진출국으로 한국을 선택한 것이다. 실제로 블루보틀은 미국이나 일본을 관광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꼭 한번쯤 들르는 '핫 플레이스'로 유명했다.
블루보틀 특유의 맛과 감성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국내에도 꼭 진출해달라는 요청을 쏟아냈고 조만간 한국에 입성할 것이라는 뜬 소문도 자주 돌았다.
그리고 현실이 됐다. 블루보틀은 지난해 6월 한국법인인 블루보틀커피 코리아를 설립하고 오픈 준비를 해왔다. 1호점 입지는 '한국의 브루클린'으로 불리는 성수동으로 정했다.
오픈일(5월 3일)을 일주일 가량 앞둔 지난 1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뚝섬역 1번출구 인근의 부지에 들렀을 때는 마무리 공차가 한창이었다. 전면이 적갈색 벽돌로 이뤄진 4층 높이 건물인데 내부는 가림막이 쳐져 보이지 않았다.
우선 블루보틀은 미국과 일본에서 그랬듯 한국에서도 직영 방식으로 영업을 이어갈 전망이다. 마찬가지로 직영점으로만 국내 1000호점, 매출 1조를 기록하며 '공룡'으로 성장한 스타벅스와는 결이 다르다.
블루보틀의 매장 수는 미국(57개)과 일본(11개)을 통틀어 매장 수는 68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우선적으로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국내 얼리어답터들의 필수 방문지로, 소셜미디어(SNS) '인증샷'을 위한 명소로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당초 블루보틀은 클라리넷 연주자이자 커피 마니아인 창업주 제임스 프리먼이 200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7㎡(5평)짜리 차고에서 시작한 '괴짜' 브랜드다.
로스팅한지 48시간이 지나지 않은 원두만 사용하며 바리스타들이 60g 커피를 일일이 갈아서 94℃ 물로 내려준다. 소비자들은 음료를 만드는 모습을 카운터 너머로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흡사 스타벅스의 리저브 매장을 연상시킨다. 음료가 나오기까지 10~15분 가량이 소요돼 '느림의 미학'이라는 수식어도 나온다.
와이파이나 콘센트도 없이 오롯이 커피만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진 점도 국내 커피프랜차이즈들과의 차이점이다.
이 때문에 미국 현지 언론은 블루보틀을 혁신의 애플에, 스타벅스를 마이크로소프트(MS)에 비유하기도 했다. 유행을 따르지 않고 고유의 방식을 구현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흥행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의견이 엇갈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도 하나하나 특장점이 있기 때문에 당장 매출 측면에서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변화될 수 있으므로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브랜드들도 블루보틀 같은 스페셜티 커피로 원두를 리뉴얼하거나 스페셜티 커피 전문 매장을 론칭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비쌀 수는 있어도 블루보틀을 찾는 소비자들은 애초에 구매 목적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구애 받지 않을 것"이라며 "스페셜티 커피가 국내에서는 인디 문화인데 블루보틀을 계기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져 국내 커피업계 및 브랜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