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KB국민·현대·하나카드 등 카드사와 현대차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0.04~0.05%포인트 올리는 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신한·삼성·롯데카드 등 나머지 대형 카드사들은 현대차가 제시한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기존 계약 만기인 이날부터 카드 결제를 할 수 없게 됐다.
이들 카드사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카드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면서 강조했던 '역진성'을 문제로 들고 있다. 금융당국은 당시 연매출 30억원 초과∼500억원 이하인 가맹점 수수료율이 2.18%로 500억원을 초과하는 대형 가맹점(1.94%)보다 높은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런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대차가 제시한 0.05% 내외로 올린다 하더라도 역진성 문제는 해소되지 않는다. 게다가 카드사들은 현대차와의 협상에서 밀리면 다른 업권과의 협상에서 수세에 밀릴 수 있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당장 카드사들은 이동통신 3사에는 0.2%포인트 인상안을 통보해뒀다.
업계에선 현대차와 카드사 간의 협상이 파국으로 치닫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현대차는 신한·삼성·롯데카드 등으로 결제를 희망하는 고객에 대해서는 15일 이전 출고분까지 선결제가 가능하도록 조치해둔 상태다. 이는 늦어도 15일 전까지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한 현대차와 카드사 모두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협상 창구를 열어두고 계속해서 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협상 결과에 대해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며 "고객들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