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는 오는 31일 자동차보험료를 개인용 3.0%, 업무용 1.7%, 영업용 0.8% 각각 올리기로 했다. 평균 2.7%의 인상률인데 먼저 보험료를 인상한 현대해상·KB손해보험(3.4%), DB손보(3.5%)와 비교해 0.7~0.8%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삼성화재가 인상률을 낮춰 잡은 것은 타사 대비 양호한 손해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누적 손해율은 85.2%를 기록했다. 현대해상(85.8%)과 KB손보(88.3%), DB손보(87%)보다 2~3%포인트 낮은 수치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둔 보험료 대비 고객에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또한 2위권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작년 9월말 기준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30.2%로 여전히 1위를 지켰지만 현대해상(21.3%)과 DB손보(20.7%) 등 20%대에 진입한 경쟁사들의 추격이 매서운 상황이다.
자동차보험 상품은 회사별로 차별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절대적인 선택 요소로 작용한다. 삼성화재가 인상률을 낮춰 잡은 만큼 브랜드 파워와 맞물려 저렴한 보험료를 찾는 고객들의 대규모 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올해도 자동차보험의 수익성이 지속해서 나빠질 것이란 점이다. 삼성화재를 비롯한 대부분의 손보사는 올해 사업목표를 적자로 잡았다. 손해율이 높아서다. 손해율은 통상 77~80%대를 웃돌면 적자를 본다.
주요 손보사들은 이미 85%대를 넘어선 손해율로 적자를 보고 있지만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포기하지 못한다. 이는 자동차보험이 자동차 보유자라면 누구나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으로 광범위한 고객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단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 가입자에게 운전자보험, 실손보험, 저축·보장성보험 등 다른 장기보험을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연계 가입을 유치하지 못하더라도 확보된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향후 영업에 활용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다른 보험으로 연계 영업이 쉬운 상품인 만큼 시장점유율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다만 이런(점유율 확보) 경쟁이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져 당분간 수익성 하락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