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을 'Gochujang' 표기 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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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을 'Gochujang' 표기 마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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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아시아나 우리식 표현…'전통' 브랜드화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Pickled Cabbage' 'Kimchi' (김치) 'Rice Nectar' 'Shikhye' (식혜) △ 'Hot Pepper Paste' → 'Gochujang' (고추장)

 

최근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전통식품의 영문표기 방식에 대한 수정움직임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대상㈜를 비롯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일부 기업은 이를 받아들여 향후 생산 및 유통될 제품의 영문명을 고치기로 가닥을 잡았다. 관련업계에 '도미노식'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재미교포의 적극적인 문제제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통음식 브랜드화, 시장선점-유사품견제 효과"

 

1997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New York University'에서 심리학 석사 과정에 있는 강우성(29). 그의 최근 관심사는 온통 우리나라 고유음식의 세계적 브랜드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시아나 항공을 이용해 귀국길에 오르던 중 기내식으로 제공된 비빔밥이 발단이었다. 외국인 승객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메뉴였으나, 강씨의 시야에는 다른 못마땅한 것이 포착됐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한국의 대표 양념인 '고추장'의 영문표기가 'Korean Style Hot Pepper Paste'이었던 것.  

 

강씨는 '고추장'(Gochujang) 이라는 한국 고유의 음식을 브랜드화 하지 않고, 단순히 고추장에 대한 의미를 영어단어로 나열한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었다.

 


문제의 제품에는 '우리쌀로 만든 고추장'이라는 한글설명 문구만이 있어 한국인을 제외한 외국인 입장에서는 '고추장' 자체를 브랜드로 인지하기 어려운 탓이다. '고추장'을 홍보할 수 있는 'Gochujang' 영문표기가 전무했다는 얘기다.

 

귀국 직후 강씨는 다른 전통음식의 영문표기 현황을 점검했으나 마찬가지였다. 막걸리는 'Korean Rice Wine'으로, 냉면은 'Cold Noodle', 팥빙수는 'Ice Flakes'로 각각 표기돼 있었다.

 

해외 현지에 수출돼 판매되고 있는 다른 제품들의 경우에도 '수정과''Sujeonggwa'가 아닌 'Cinnamon Punch (계피 음료)',  '식혜' 'Shikhye'가 아닌 'Rice Nectar' 등 국적불명의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한국 전통음식의 고유명사를 브랜드화해 수출하는 것이 인지도 향상과 시장선점, 유사품견제 효과 모두를 누릴 수 있다고 강 씨는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의견을 각종 포털싸이트에 마련된 게시판에 개재, 국내 네티즌들의 지지를 등에 업었다. 뒤이어 강씨는 아시아나 측에 고추장 영문표기에 대한 수정을 요청했다. 뜻 밖에도 아시아나 측은 여기에 공감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비빔밥 (Bibimbab)과 쌈밥(Ssambab), 막걸리(Makgeolli)등은 고유 브랜드화해 의미적 설명 문구와 함께 고유명사 영문표기를 하고 있다""지적하신 부분(고추장 영문표기)에 대해 현재 공급 업체와 대화를 통해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아시아나-대상, "검토중"-"변경확정"

 

강씨는 '청정원 고추장' 브랜드로 유명한 대상㈜에도 같은 내용의 서신을 전달했다. 대상 측의 반응은 아시아나에 비해 더욱 구체적이었다.

 

대상 관계자는 "고객님(강씨)께서 제언해주신 내용을 담당부서로 전달해 검토한 결과 내달 2째 주 생산 분 고추장부터 영문표기를 'Gochujang' (Korean Style Hot Pepper Paste)으로 변경키로 했다"고 전했다.

 

강씨를 필두로 한 국내 소비자들의 합심이 이뤄낸 성과였다.

 

강씨는 "우리 네티즌 모두의 힘을 모아 이루어낸 쾌거"라며 "기업과 기관들이 한국문화의 홍보에 소홀할 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인 의식을 갖고 직접 나서서 한식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 엄청난 기여를 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강씨는 파리바게트(팥빙수 'Bingsu'), 해태음료-비락(식혜 'Shikhye', 수정과 'Sujeonggwa') 등의 업체들을 대상으로 제품명 영문표기 수정을 제안한 상태다. 식품업계 전반에 걸친 대대적 '표기변경' 움직임이 조심스럽게 예상된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강씨의 행보에 찬사를 보내는 의견이 적지 않다.

 

"오랜만에 훈훈하네" (ID : 가가멜스토커), "네티즌도 굿, 이를 반영하는 기업도 굿"(ID : 찬웅태양), "진정한 애국자!! ^^; 고생하셨어요" (ID : 방랑자)등의 글들이 실시간으로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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