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G는 전용 스틱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기기 '릴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함과 동시에 한국필립모리스 '히츠'에 밀렸던 스틱 판매량 확대도 공략할 방침이다.
27일 기획재정부의 '2018년도 10월 담배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판매량은 2990만갑으로 전체 담배 판매량의 10.4%를 기록했다. 지난 9월(5.8%)보다는 2배 가량 급증했으며 종전 최고기록인 10.0%를 뛰어넘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에 궐련형 전자담배 성장세가 주춤한 것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유해성 평가 발표뿐 아니라 계절적 요인(더위) 등으로 수요가 빠졌기 때문"이라며 "4분기 들어서는 수요가 2분기보다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가열기기에 전용 스틱을 꽂아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와 '히츠', KT&G는 '릴'과 '핏', BAT코리아는 '글로'와 '네오스틱' 등으로 기기와 스틱의 브랜드명이 각각 다르다.
현재 시장에서 스틱 점유율은 히츠가 50~60%, 핏이 20∼30%, 네오스틱이 10~20%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KT&G도 26일 열린 신제품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편의점 기준으로 릴은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판매량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면서도 "전용 스틱인 핏은 3분의 1에 조금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릴을 사용하면서도 히츠를 호환해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릴은 출시 초기부터 아이코스와의 호환성이 큰 장점으로 거론됐었다.
하지만 KT&G가 28일 판매를 시작하는 신제품 '릴 하이브리드'는 전용 스틱인 '믹스'를 장착하지 않으면 구동이 되지 않게끔 설계돼 눈길을 끈다.
임왕섭 KT&G 제품혁신실장(상무)은 "릴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이유는 점유율 상승 측면보다는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함"이라며 "궐련 담배 시장에 일반 굵기의 담배가 있고 얇은 담배가 있듯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도 릴 플러스와 핏이 아닌 릴 하이브리드와 믹스를 사용하는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릴 하이브리드는 기존의 가열식 궐련형 전자담배 형태이면서도 부분적으로 '액상형 전자담배' 형식을 채택했다.
기기 뚜껑을 열면 스틱 투입구 옆으로 1갑당 20개비까지 사용 가능한 '액상 카트리지'가 함께 설계돼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액상은 니코틴을 전달하고 스틱을 가열해주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보다 연무량은 늘어나고 특유의 '찐 맛'은 줄어든다.
임 상무는 "KT&G는 선도적인 위치를 누리기 위해 가장 먼저 새로운 플랫폼을 론칭한 것"이라며 "향후 경쟁사들도 이 같은 플랫폼을 개발해 진입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제조사들은 그간 경쟁업체 제품의 장단점을 비교하며 기기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스틱 라인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점유율 경쟁을 벌여왔다. 한국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3멀티'를 출시함으로써 릴이나 글로와 같이 '일체형' 디자인을 처음 채택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 릴 하이브리드 출시로 새로운 플랫폼이 다수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KT&G는 차세대 담배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시장의 변화에 잘 대응하고 있다"며 "특히 신제품은 기존의 단점을 보완하고 일반 담배의 맛과 향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기존 당사 제품들과의 자기잠식(카니발리제이션)은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