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주행중 핸들잠김 죽어야 책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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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베르나' 안이한 대처…도요타 리콜과 대비


현대자동차의 안이한 위기대처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차종에 대형사고로 이어질 개연성이 큰 '핸들잠김' 증상이 발생, 한국소비자원이 무상수리를 권고했으나 현대차의 홍보부족으로 인해 피해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차 측은 차량에서 발생되는 이상증상을 단계별로 나눠 적절히 대처,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쟁사인 도요타 자동차가 최근 조향 장치 결함으로 차량 수 천 여대를 '리콜'키로 결정한 것과 비교된다는 여론때문에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는 현대차의 모습을 기대한다"

 

제보에 따르면 현대차의 2007년식 베르나(디젤)를 몰고 있는 김모씨는 최근 아찔한 경험을 했다. 100km/h의 속도로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도중 핸들이 (Lock)상태로 바뀌는 '핸들잠김' 증상이 발생됐던 것.

 

가까스로 사고위기를 넘긴 김씨는 현대차 서비스센터에 문의했으나 '부품교환을 받으면 된다'는 식의 무미건조한 답변만이 되돌아 왔다.

 

김씨는 "현대차는 치명적 차체 결함을 왜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서 정비를 받도록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냐"고 재차 물었다.

 

센터 측은 '리콜'대상 차량에 대해서만 일간지에 광고를 내고 해당 고객들에게 전화를 해서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베르나의 앞선 증상의 경우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 해당 차량 소유주들에게 주의당부 및 수리권유를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김씨는 "치명적인 결함이 발생된 사실을 현대차가 고객들에게 먼저 알리고 제반 수리절차를 밟게 하는 것이 도리 아니냐""왜 현대차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핸들잠김 증상에 대해) 문의하는 차량에 대해서만 소극적인 조치를 취하는지 궁금하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만약 핸들 잠김으로 인해 사람이 죽는다면 그건 누구의 책임이냐""리콜을 바라는 것도, 어떤 보상을 바라는 것도 아닌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는 현대차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씨 사례로 표면화된 베르나의 핸들잠김 증상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문제제기 돼 왔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중순 2005 8 1일부터 2008 6 2일 사이 생산된 차량에 한해 무상수리를 권고하는 공문을 현대차에 띄운 바 있다.   

 

하지만 현대차 측은 민첩한 A/S조치를 취하는 대신 외부에서 접수되는 고객들의 직접적 항의에 만 응대하는 소극적 행보로 일관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 상에 개설 된 베르나 동호회나 각종 자동차 전문 싸이트 등에 접수되고 있는 김씨 사례와 유사한 소비자 불만 글이 이를 방증한다. 일부 베르나 운전자들은 핸들잠김 증상이 발생된 직후 증거사진을 찍어서 게재하기도 했다.

 


◆ "도요타는 고객 안전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핸들을 쉽게 돌릴 수 있도록 개발 된) MDPS(Motor driven Power Streering) 오작동이 핸들잠김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고 있다""하지만 MDPS외에도 차량의 (사용환경) 특성에 따라 (핸들잠김 증상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베르나 운전자들에 대한 주의 및 수리권유 조치여부에 대해 "개별 사용자를 대상으로 위험성 여부를 알리는 데는 내부적인 '단계'(기준)에 따른다""베르나의 경우 여기에 해당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결함증상이 앞서 언급한 '단계'에 부합하는 경우 개별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연락을 취한다는 부연이다. 그는 '단계'에 대한 구체적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일부 사용자들의 '특수성'에 초점을 맞춘, 즉 논란확대를 경계한 셈이다.

 

소비자들을 비롯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를 질타하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 소비자는 "대규모 리콜사태로 위기에 빠진 도요타는 이미지 쇄신차원에서 치부를 감추지 않고 고객 안전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현대차가 글로벌 브랜드로 평가 받기 위해서는 1차 사용자인 국내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MDPS기술이 성숙하지 않아 발생 된 문제"라며 "이를 구성하는 부속장치들 간의 오작동이  핸들잠김 증상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그는 "운전자가 제 아무리 조심한다 하더라도 주행 중 이 같은 증상이 발생되면 여지없이 대형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때문에 자동차 제조사는 원인분석과 동시에 문제차량에 대한 전반적인 검사 및 소비자 주의를 당부하는 홍보를 병행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토요타는 지난 21일 조향장치 균형 문제가 발생된 미국 내 '렉서스 LS 세단' 3800대를 리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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