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단독 인수…대내외 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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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단독 인수…대내외 공인
  • 경제선 인턴기자 i_simba@hanmail.net
  • 기사출고 2017년 06월 19일 0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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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재건 위해 단독 인수의지 强, 민관 지지…산업銀, 中업체와 SPA 체결, 먹튀 논란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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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경제선 인턴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건에 나선 박삼구 회장의 금호타이어 단독 인수 의지가 탄력을 받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와 금호브랜드를 20년 사용하는 조건으로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최근 체결했다.

이후 더블스타는 한국에 특수목적법인(SPC) 싱웨이코리아를 설립하고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이는 금호타이어의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는 박 회장이 4월 우선인수권을 포기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계약 체결 후 30일 이내에 박회장이 더블스타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 박 회장의 우선 매수권은 유효하다. 

문제는 박 회장이 1조원에 이르는 인수대금 마련이 어렵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금호타이어 매각 가격인 9550억원 이상의 인수 자금이 필요하다.

박 회장은 복수의 재무적 투자자(FI)를 통해 인수 자금 1조원을 확보했다고 밝혔으며, 최근에는 개인 자격으로 마련한 자본금 1억원으로 금호인베스트라는 SPC도 설립했다.

현재 박 회장은 전략적투자자(SI) 모집에 주력하고 있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 금호아시아나그룹 서울 신문로 사옥. 정수남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 서울 신문로 사옥. 정수남 기자

박 회장이 앞으로 모야야 하는 재원은 인수금과 함께 별도로 채권단에 갚아야 할 1조5000억원 정도다.

이와 관련해 민관은 박 회장의 단독 인수에 힘을 실고있다.

우선 산업계는 금호타이어가 제 2의 쌍용자동차나 미국 투자 기업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 후 수조원의 시세 차익을 남기고 철수하는 먹튀(먹고 튄다) 대상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쌍용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 자동차는 쌍용차의 우수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기술 등을 빼간 이후 쌍용차에서 손을 뗐다.

1997년 외환위기(IMF) 당시 부실은행으로 정리 대상이던 외한은행은 미국 론스타 펀드에 2003년 넘어갔다. 이후 론스타는 주가 조작과 시세 차익으로 수 조원의 이익을 내고 한국에서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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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용인 중앙연구소. 금호타이어는 회사가 어렵지만 업계에서 유일하게 R&D 비용을 늘렸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산업이 중국에 종속돼 있는데, 금호타이어마저 중국으로 넘어갈 경우 국내 자동차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2004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수출 1위국으로 부상했으며, 현재까지 이를 유지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박 회장의 단독 인수에 힘을 실고 있다. 호남 민심이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힘을 실고 있는 것.

금호그룹이 광주에 뿌리를 둔 기업이고, 금호타이어가 현재 광주공장과 전남 곡성공장을 각각 가동하고 있어서다.

광주시의회는 3월 성명을 내고 "금호타이어가 중국기업에 인수되면 광주의 산업 기반은 흔들리고 광주·곡성공장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은 고용 불안에 시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상하이차가 떠나면서 쌍용차 공장이 위치한 경기도 평택의 지역경제가 초토화 된데 따른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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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의 우수한 기술력으로 만든 런플랫타이어 시험 장면. 이 타이어는 타이어가 펑크가 나도 시속 80㎞로 달릴 수 있다. 뾰족한 못이 튀어나온 철판을 지난 앞타이어에 이상이 없다. 정수남 기자 

이 같은 주장은 더블스타가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에서 세계 34위인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을 얻는다. 금호타이어는 업계 세계 14위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트럭·버스용 타이어(TBR)와 승용차용 타이어(PCR) 생산 기업인 더블스타는 일반 승용차용 타이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면서 "산업은행이 자본 회수만을 위해 금호타이어 매각을 진행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현 정권도 박 회장 단독인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월 페이스북에 "향토기업인 금호타이어 상황을 바라보는 호남인들의 마음은 착잡하다"며 "공장이 떠나거나 규모를 줄이면 안되고, 특혜나 먹튀 논란도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문 대통령이 광주와 전남에 빚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박근혜 씨와 펼친 대선에서 광주·전남 유권자들은 80%.4%(전국 1위)의 투표율에 문 후보에 92%의 지지율을 보였다.

당시 문 후보자는 낙선했지만 현지 유권자들의 지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항상 미안해 했고, 이후 광주·전남을 방문해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자주 했다고 정계는 설명했다.

이를 감안할 경우 정부가 박 회장을 도울 수도 있다는 게 현지 민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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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레이싱용 타이어는 우수한 기술력이 있어야 한다. 금호타이어를 공식 장착하는 오토GP에서 레이싱 머신이 금호타이어를 장착한 채 질주하고  있다. 

아울러 박 회장의 강한 의지도 금호타이어 단독 인수에 긍정적이다.

박 회장은 1월 신년사를 통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해 그룹 재건을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이 1967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하면서, 그룹과 인연을 맺었기 때문에 금호타이어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다는 게 그룹 설명이다.

박 회장이 자신의 외아들 세창(현 그룹전략경영실 사장) 씨를 2005년부터 2014년(2006년 12월∼2010년 8월, 그룹 전략경영본부)까지 금호타이어에서 경영 수업을 받게 한 이유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3330억원의 사재를 출연한 것도 같은맥락이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에 대한 애착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연구개발(R&D) 비용을 더 증강한 점에서도 잘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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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위부터)중국 남경 공장과 미국 조지아 공장.

금융감독원의 전자 공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매출액 대비 R&D 비용은 2011년 1.98%에서 지난해 3.18%로 늘었다. 이는 국산 타이어 3가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한 것으로, 워크아웃 기간에도 R&D에 대한 지원을 늘린 점은 박 회장의 단독 인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실적이 저조했지만, R&D 비용은 오히려 늘리면서 여전히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를 통한 금호그룹 재건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창업주 고(故) 박인천 회장이 1946년 광주에서 택시회사를, 1948년 현재 금호고속인 광주여객자동차(주)를 각각 운영하면서 시작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경영권 다툼으로 박 회장이 이끄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동생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양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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