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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오리온(사장 이경재)이 8년 간의 노력 끝에 출시한 야심작 '꼬북칩'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 2월 4겹 스낵인 꼬북칩을 국내 제과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오리온 측은 전용 생산라인을 갖추고 2000여회 테스트를 거친 끝에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며 창립 이래 가장 많은 정성을 들인 제품 중 하나라고 자부했다.
앞서 오리온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꼬북칩 개발에 매진했지만 기술적 한계로 생산에 실패한 바 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제품 출시에 성공한 것. 그런데 출시 후 제품 모양은 물론 '4겹 스낵'이라는 콘셉트마저 유사한 제품이 일본에서 이미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표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제과업체 '야마자키 비스킷'(Yamazaki-biscuits)의 '에아리아루(Aerial)'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이 제품은 2009년 8월 출시됐다. 오리온이 꼬북칩 개발에 몰두하던 시기에 이미 시장에 나온 제품이다.
야마자키 비스킷 홈페이지에 기재된 제품 설명에는 '독자적인 제법으로 만들어진 4층 구조의 콘 스낵. 속속 먹고 싶어지는 지금까지 없는 바삭한 식감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소개돼있다.
'4겹'과 '식감'을 강조한 대목에서 오리온의 꼬북칩과 유사하다. 제품 사진만 봐도 유사성이 단번에 드러난다.
다만 출시된 맛의 종류는 꼬북칩과 다르다. 에아리아루는 '소금'(しお), '체다치즈'(チェダーチーズ), '구운 옥수수'(焼きとうもろこし), '버터'(贅沢バター) 등 4가지 맛으로 출시된 반면 꼬북칩은 옥수수맛을 낸 '콘스프맛'과 달콤한 시나몬 맛을 구현한 '스윗시나몬맛' 등 2가지 맛으로 판매된다.
제품을 맛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꼬북칩의 콘스프맛이 에아리아루의 구운 옥수수맛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2015년 일본 세븐일레븐이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출시한 '사쿠사쿠콘'과도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사쿠사쿠콘은 야마자키 비스킷과 세븐앤아이 그룹의 공동 개발 상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오리온은 꼬북칩과 에아리아루의 모양이 비슷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제조 공법이 다르기 때문에 표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꼬북칩은 가래떡처럼 한 개의 사출구에서 나온 반죽을 자르는 방식이고, 에아리아루는 반죽 네 겹을 하나하나 붙여서 만드는 게 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