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대출 쇼크' 동양생명, 실적·시장평가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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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대출 쇼크' 동양생명, 실적·시장평가 '곤두박질'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2월 09일 0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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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합류 좌절 '설상가상'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6000억원 규모 육류담보대출(미트론) 사기에 휘말린 동양생명(사장 구한서)이 적자 전환과 시장 평가 하락이라는 난관에 부딪혔다.

업체 측은 최대주주인 중국 안방자본을 통한 자본확충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채권단 합류가 최종 좌절되면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손실은 2억24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액은 7조4200억원으로 전년보다 58.1%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343억원으로 78.2% 감소했다.

육류담보대출 대손충당금 2662억원이 반영된 것이 급격한 실적 악화의 원인이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 2240억원을 달성했지만, 실적 훈풍은 불과 몇 개월 만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실적 악화와 더불어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작년 12월 1만4000원까지 올랐던 동양생명의 주가는 7일 종가기준 1만350원까지 하락했다.

육류담보대출이란 냉동보관 중인 수입 육류를 담보로 이뤄지는 대출이다. 육류 유통업자가 수입 고기를 창고업자에게 맡기면 창고업자가 담보확인증을 발급하고, 유통업자는 이를 토대로 대출을 받는 식이다.

동양생명을 포함해 전 금융권에서 육류담보대출 연체로 인한 피해는 6000억원에 이른다.

동양생명의 전체 육류담보대출 금액은 3803억원이고, 저축은행∙캐피털사 등 제2금융권 10여곳이 3000억원 규모로 육류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사실상 동양생명이 '최대채권자'인 셈이다.

그러나 동양생명은 이날 17개 금융사로 구성된 미트론 채권단에 공문을 보내 "채권단이 제시한 합의문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채권단에 합류하지 않을 경우 채권단과 동양생명의 공동물건으로 분류된 육류담보물을 처분하지 못하게 돼 피해가 커질 수 있다.

당초 시장에서도 불확실성 해소가 담보물 회수 가능금액에 달려있다고 진단했었다.

KB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대손비용을 환입하려면 담보물의 회수가능금액을 산정하고, 이 중 동양생명에 할당되는 지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규모 파악이 두 달째 진행 중인 가운데 다른 채권단과의 법적 공방의 가능성이 있어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양생명과 채권단은 담보물에 대한 '공동실사 우선실시'에 대한 부분에서 조율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채권단 합류와 관계 없이 채권단과의 정보 공유, 공동실사 등을 거쳐 신속히 피해가 복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최대한의 채권 회수를 위해 법적 절차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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