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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검찰조사 임하고 특검도 수용하겠다"…헌정 최초 수사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68년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을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오전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최순실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에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전국에 TV로 생중계 되는 가운데 두 번째로 국민 앞에 섰다. 지난달 25일 첫 대국민 사과를 한 뒤로 10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이번 일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데 있어서 최대한 협조하겠다. 이미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에도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지시했다"고 전제한 뒤 "앞으로 검찰은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한 "저의 큰 책임을 가슴 깊이 통감하고 있다"며 "어제 최순실씨가 중대한 범죄혐의로 구속됐고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체포돼 조사를 받는 등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행위까지 저질렀다고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 모든 사태는 모두 저의 잘못이고 저의 불찰로 일어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최순실씨 관련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무엇보다 저를 믿고 국정을 맡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돌이키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드려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저와 함께 헌신적으로 뛰어주셨던 정부의 공직자들과 현장의 많은 분들 그리고 선의의 도움을 주셨던 기업인 여러분께도 큰 실망을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검찰 수사 수용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현직 대통령은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된 적이 없다. 방문, 서면, 소환 등 어떤 형태의 조사도 받은 전례는 없다.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84조(불소추 특권)에 따라 현직 대통령은 수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08년 2월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 사건과 관련해 3시간 동안 정호영 특검팀의 방문 조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당시는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었다.
헌법상 불소추 특권이 있음에도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아들이게 된 것은 불가피한 수순이었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해석이다.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최순실씨와 공모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의 강제모금에 나선 정황이 포착됐고, 안 전 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재단 설립은 대통령이 지시했고, 진행과정을 대통령께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 씨는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안 전 수석은 "최 씨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최순실 게이트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선 박 대통령을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다수였다.
아울러 박 대통령 취임 전후의 각종 연설문과 회의자료 등이 최 씨에게 넘어갔다는 의혹을 더욱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박 대통령의 검찰수사 수용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