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전화 2시간 통화했더니 20만원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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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료는 차감 걱정마세요" 안심시켜… 이상한 전화 번호 뜨면 '주의'

060 전화사기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글

 

"오빠 목소리 듣고 싶어요. 통화료는 내 포인트에서 차감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060 전화사기'가 갈수록 교묘한 방법으로 활개치고 있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소비자들이 부지기수다. 이들은 각종 미팅사이트나 메신저 쪽지를 통해 상대에게 접근한 뒤 '목소리가 듣고 싶다', '전화로 얘기하자' 며 060전화통화를 유도한 뒤 비싼 정보이용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더욱이 전화통화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060'전화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060'앞에 의미 없는 숫자들을 누르게 하거나 '0606-XX'등 앞자리를 4자리로 만드는 방법들을 사용해 일단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는 방법으로 속이고 있다.

 

#사례 1= 장 모 씨는 '버디'라는 채팅사이트를 이용하던 중 한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채팅을 하던 그녀는 장 씨에게 "목소리가 듣고 싶다"며 전화를 유도했다.

또한 자신의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싶지 않다며 "요즘 많은 여성들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회원은 일반전화요금과 똑 같아 요금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묘령의 여인은 장 씨에게 "노래가 나오면 빠르게 1번을 눌러야 요금이 적게나온다"는 사실까지 알려줬다.

하지만 이것은 장 씨가 정보이용료 안내 멘트를 듣지 못하게 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다. 이 여성과의 통화 후 장 씨에게 부과된 이용료는 10만8500원이었다. 장 씨는 이 사실을 알고 "상대를 기만하고 금전적 이익을 챙기려 했기 때문에 이는 '사기'다"라며 060업체에 연락을 취한 뒤 한국소비자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사례 2= 소비자 이 모씨는 무료충전 서비스를 이용하던 중 '싸이넷'이라는 사이트에 가입 하게 되었다. 그 후 이 씨에게 "이 사이트는 결제를 해야 하니 메신저로 이야기 하자"는 쪽지가 도착했다. 계속 되는 쪽지에 이 씨는 상대방과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대화를 한 지 얼마 후 상대방은 이 씨에게 '커플통화'를 제안했다. 그는 이 씨에게 "원래 다들 대화가 통하면 '커플통화'를 한다. 내 포인트에서 차감이 되니 통화요금은 따로 청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씨는 상대방과 2시간 가량의 통화를 하게 되었고, 종료 후 전화요금을 확인한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정보이용료로 21만 8400원이 청구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 씨는 "여기 저기 알아보니 신종 사기 수법이었다. 구제받고 싶다"며 한국소비자원에 불만을 토로했다.

 

060전화 사기에 대한 피해를 호소하는 글은 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연맹 등의 소비자단체에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단체 관계자들은 "피해 후 업체와의 연락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부당하게 청구된 요금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는 구제받기 어렵다"며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한편, '060 전화사기'에 의한 피해가 늘면서 각 통신사에 "부당하게 청구된 정보이용료를 감면해 달라"는 등의 구제요청도 계속되고 있어 이통사들은 피해를 막기 위한 보호장치들을 마련하고 있다.

 

KTF, SK텔레콤, LG텔레콤은 기본적으로 '060, 700, 080' 등 스팸문자를 차단해주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060정보료한도제'와 '060비밀번호통화'서비스를 통해 정보료 발생한도를 제한하고 한도를 초과하면 자동으로 발신이 차단되게 했고, 다른 사람이 자신의 휴대폰으로 060서비스를 이용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막고자 060으로 발신 할 때 비밀번호를 눌러야 통화가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060 전화사기'에 대한 구제 정책에는 통신사마다 입장이 조금씩 달랐다. LG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060 스팸차단을 전적으로 원한 소비자가 060전화 사기 피해를 입었을 경우 요금에 대해 일정부분 조정을 해 드리고 있다. 이용 금액이나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자 한다. 하지만 성인물 수신이력이 있는 경우는 요금 감면 등의 조정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SK텔레콤이나 KTF의 경우 "060전화는 통신사의 수익이 아니기 때문에 요금 등에 대해서는 조정이 불가능하다. 현재는 '060 업체'와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최미혜 기자
lmisonar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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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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