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종효 기자] 전례가 없는 7시간 단독 공연. 이 대기록에 도전하는, 적확히는 본인의 기록에 도전하는 이승환은 어떻게 자기 관리를 하고 있을까.
'공연의 신' 이승환은 오는 10월 8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서 열리는 '빠데이7'을 앞두고 있다. '빠데이7'은 셋리스트 70여곡, 러닝 타임 7시간을 미리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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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이 과거 전국 투어 공연을 앞두고 급성 맹장염에 걸리면 공연을 취소할까 우려돼 병원에 가서 맹장을 미리 떼려 했다는 에피소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 정도로 공연에 목숨을 거는 이승환은 '빠데이7'처럼 큰 공연을 앞두고 자신을 담금질하고 있다.
우선 이승환의 스케줄을 살펴보면 '대체 이 사람은 언제 쉬는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9월 25일 서울 상암동 난지 한강공원서 진행된 '2016 렛츠락 페스티벌'서 러브스테이지 헤드라이너로 선 이승환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최고의 공연을 선사해 관객을 열광시켰다. 9월 30일엔 라이브 클럽 타(打)의 마지막 공연, '클럽 타는 고맙습니다'에서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
잠깐의 휴식을 가진 이승환은 10월 8일 '빠데이7' 공연을 갖기 전 또 한 번의 공연을 개최한다. 'BEFORE 빠데이'라는 이름의 리허설 공연으로, 다음날 있을 '빠데이7'의 리허설 현장을 공개하면서 2시간여의 공연을 하는, 이른바 전야제다. 다음날 7시간에 달하는 '빠데이7'을 마친 이승환은 바로 그 다음주인 10월 15일 자선공연 '차카게 살자'를 연다. 그야말로 공연으로 꽉 찬 스케줄이다.

이런 스케줄, 이승환 본인에게 강행군이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승환 소속사 드림팩토리 관계자는 "스케줄은 이승환 본인이 조절하는 편이다. 행사나 페스티벌 섭외가 들어와도 본인이 검토 후 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렛츠락 페스티벌'과 'BEFORE 빠데이', '빠데이7', '차카게 살자'까지 빡빡한 스케줄인 것은 사실이지만 본인이 직접 조절한 스케줄이라면 결국 '무리가 아니다'는 말을 증명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스케줄이 무리가 된다고 한들 워낙 그런 말을 잘 안하는 사람이라서 짐작만 할 뿐이다. 지난해 '빠데이-26년' 공연 전후로는 더 많은 스케줄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도 6시간이 넘는 공연을 하고 불과 이틀 뒤 행사를 가지 않았나. 괴물같은 사람이다"며 혀를 내둘렀다.
앞서 이승환은 지난해 '빠데이-26년'을 마친 뒤에도 "처음엔 무모한 도전이라고들 하셨는데 내심 '무모하지 않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66곡 불렀는데 마지막 곡에서 목소리가 조금 안 좋았다. 그리고 하루 쉬고 다음 도시에 가서 공연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실제 지난해 '빠데이-26년' 공연 당시 이승환은 '빠데이-26년' 공연을 앞두고 오히려 평소보다 공연과 행사를 더 많이 소화했다. KEMF, 봉하음악회, 제5회 이디야뮤직페스타 등을 소화하며 서울과 지방을 오가 당시 이동한 거리가 웬만한 인기 아이돌 이상이었다. '빠데이-26년'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이틀 뒤엔 미리 예정돼 있던 행사 스케줄을 소화했고 직후엔 '2015 차카게 살자'와 '그랜드민트페스티벌(GMF) 2015' 헤드라이너로 무대를 장악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하면 스케줄 사이에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소속사 입장에선 사실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고. 관계자는 "'빠데이7'이 워낙 장시간 공연이어서 체력도 체력이고 목 상태가 빨리 회복될 것인지 걱정되기도 한다. '빠데이7' 다음주에 '차카게 살자'까지가 제일 신경 많이 써야 하는 기간"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특별한 관리를 하고 있냐는 물음에 드림팩토리 관계자의 대답은 담담했다. "워낙 평소에 철저히 관리하는 사람이라 별도의 관리랄 것도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설명에 따르면 최근에도 계속 공연장과 연습실을 오가는 생활을 반복 중인 이승환은 별도의 공연이 없는 날이면 어김없이 집으로 개인 트레이너를 불러 몇 시간씩 운동을 한다. 체력은 평소에 하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계속 해 주는 것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관계자는 "큰 공연을 앞둬서 뭔가 엄청 준비해야 할 것 같지만 이승환 스스로는 평소보다 무리하지 않는 것이 더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공연에서 20대를 능가하는 체력을 보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경이로울 정도로 철저한 자기관리'라는 전언이다. 별도의 보양식이나 약을 꾸준히 챙겨먹는 것은 아니지만 스케줄이 바빠지면 바빠질 수록 운동에 투자하는 시간도 그만큼 늘린다. 이승환은 "나와서는 일반식을 하지만 집에서는 닭가슴살만 먹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빠데이-26년'을 앞두고 3개월 이상을 금주했다는 이승환은 당연히 올해 '빠데이7'을 앞두고도 철저한 금주로 자기 관리를 계속하고 있다. 본인 표현에 따르면 '금욕과 절제의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보통 공연이 끝나고 나면 뒤풀이를 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긴장을 푸는 시간을 갖는다. 자연스레 술이 오가기도 마련. 하지만 이승환은 최근 공연이 계속 있었음에도 뒤풀이에서 술을 마신 적이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공연이 계속 있어 '끝'이 없었기에 뒤풀이가 없었던 것. 또 아무래도 뒤풀이를 하게 되면 술이 오가기에 절제한 것도 있다.
'빠데이7'이 끝나면 큰 걸 끝낸 기념으로 오랜만에 술 한 잔 할 수 있겠다는 질문에 관계자는 "'빠데이7' 끝나고 나면 바로 '차카게 살자' 준비에 들어가기 위해 휴식도 취해야 할 것 같아서 뒤풀이가 없거나 간략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술은 마시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장시간 공연을 앞둔 밴드 멤버들의 부담감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제 '빠데이'라는 장시간 공연을 밴드 모두 경험을 해 본 터라 딱히 부담을 털어놓는 밴드 멤버는 없다고. 또 공연 기간 중에도 운동을 빼놓지 않고 하려 할 만큼 자기 관리가 철저한, 또 만약 부담감이 있다면 누구보다 큰 부담감을 안고 있을 이승환 때문에 부담을 표현하는 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자기 관리와 관련한 질문의 끝에 관계자는 "사실 최근 들어 말을 조금 줄이는 것도 보인다. 목관리 차원인 것 같다. 스케줄로 이동 때에도 '빠데이7' 공연장 내 팬들의 식사 공간이나 좌석 배치, 당일 안전 등에 대한 것 등 공연에 관한 필요한 얘기만 하는 정도다. 그런데 어차피 평소에 쓸데 없는 말이나 뒷얘기를 하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기에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고 귀띔했다.

이승환이 지난해 6시간 21분 27초의 장시간 공연으로 이미 기록을 세웠음에도 올해 7시간의 공연으로 자신의 기록을 스스로 깨는 것에 도전하는 것은 그만큼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는 것을 팬들에게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승환은 앞서 "나는 무대를 신성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에게는 명예를 지키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이승환이 '공연의 신'과 더불어 이처럼 철저한 '자기관리의 신'이 된 것은 바로 그의 공연 철학에서 기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