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아이온' 해킹… 유저들만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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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아이온' 해킹… 유저들만 곤혹
  • 김재훈 기자 edgenews@naver.com
  • 기사출고 2009년 12월 18일 1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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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니 계정정지 피해회원 눈덩이…회사 "원인 모른다"

국내 대표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해킹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힌 분위기다.

 

최근들어 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연맹 등 소비자관련 정부기관 및 단체에 해킹으로인한 엔씨회원들의 피해사례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엔씨의 히트작 '아이온'이 특히 문제였다.

 

엔씨 측은 자체 방지프로그램 가동을 통해 피해 최소화에 힘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해킹형태와 그 수법이 날로 고도화 되고 있는 점을 감안했을 때 엔씨의 고민은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 '자고나니' 계정정지, 원인 몰라 '발 동동'

 

#사례1 = 엔씨의 대표작 '아이온' 유저였던 노모씨는 약 10개월 만에 다시 게임에 접속했다. 지난 2월까지 열심히 게임을 즐겼으나 개인사정으로 접속이 쉽지 않았던 탓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과거 접속용으로 사용했던 비밀번호가 수차례 일치되지 않는 것이었다. 어렵사리 비밀번호를 찾은 노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개인정보창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생년월일, 이메일주소, 휴대폰번호 등 자신의 정보가 모두 다른사람의 것으로 수정돼 있음은 물론 게임이 실행되지 않은 까닭이다. 엔씨 측이 '불법프로그램사용'이라는 명목으로 계정을 영구정지 시킨 것.

 

노씨는 엔씨 측의 부주의로 해킹이 일어났다고 판단, 엔씨 측에 계정을 비롯 유료아이템 복구를 요구했다.

 

#사례2 = 김모씨는 지난 13일 오전 1시까지 자신의 집에서 '아이온'을 즐겼다.

 

같은날 정오경. 김씨는 친구들과 함께 해당 게임을 즐기기 위해 동네 피씨방을 찾았다. 그러나 무기, 방어구와 같은 게임속 아이템들이 다른 형태(강화석)로 변해있었다. 해킹이라고 의심한 김씨는 즉시 엔씨 측에 신고했다.

 

김씨를 당황시킨 것은 엔씨 측의 태도였다. 피해자는 분명 자신임에도 엔씨 측은 부당한 방법으로 게임머니와 아이템을 습득했다는 이유로 김씨의 계정을 정지시켰다.

 

김씨는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엔씨 측은 정상적인 내부절차를 거친 결과라는 답변만을 내놨다.

 

엔씨 측은 해킹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이와 관련한 현실적인 고충도 함께 토로했다. 회원들의 계정정지는 내부정책상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내놨다.

 

◆ "다른 업체들의 게임도 해킹되기는 마찬가지"

 

엔씨 관계자는 "해킹을 막기 위해 OTP(One Time Password, 일회용 비밀번호)를 활용하고 있다"며 "회원들이 계정에 로그인하려면 자신의 휴대전화로 OTP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킹 방지차원에서 시행하고 있으나 이를 활용하지 않는 회원들이 많아 해킹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 외에도 다양한 해킹차단법이 동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아이온'뿐만이 아닌 다른 업체들의 게임도 해킹되기는 마찬가지"라며 "해킹은 그 기술발전과 변종속도를 봤을 때 바이러스나 같다. 그때(해킹발생때)마다 대응하고 있으나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해킹증상이 나타나야 적합한 차단법을 만들 수 밖에 없는 기술적 현실을 강조한 셈이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계정정지에 대해 "내부 전문가의 모니터링을 통해 해킹으로 의심되면 일시정지, 확정된 이후 영구정지가 된다"며 "추후 해킹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 계정은 약 1주 사이에 모두 복구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의 불만은 수그러 들지 않고 있다.

 

'아이온' 유저인 김모씨는 "회원들이 게임에서 (캐릭터를 꾸미기 위해) 지출하는 돈에는 해킹이 없는 안전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개발비도 포함 된 것"이라며 "엔씨는 해킹을 막기 위한 근원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모씨는 "계정이 1주만에 복구된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며 "복구에 2주 이상 걸리는 사례도 많고 엔씨 측과 전화통화도 쉽지 않아 답답함을 호소하는 유저들이 주변에 적지 않다"고 엔씨의 발빠른 대처를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서비스를 시작한 '아이온'은 12월 현재 누적매출 약 1900억원을 기록중이다. 이는 국내 단일게임으로 1년간 벌어들인 금액 중 최고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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