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스원 '메탄올 워셔액' 유해성 알고도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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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스원 '메탄올 워셔액' 유해성 알고도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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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에탄올 워셔액' 제품에 '메탄올 유해' 적시…'판매중단' 의혹 증폭
 ▲ 블로그에 소개된 RainOK 프리미엄 워셔 에탄올 안심 홍보 사진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자동차용품 업체 불스원(공동대표 이창훈, 진동일)이 '메탄올 워셔액'의 인체 유해 가능성을 사전 인지하고도 버젓이 판매해 왔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그간 자사 '에탄올 워셔액' 겉 포장에 '안심', '건강' 등의 문구를 사용하며 '상대적으로 메탄올을 사용한 워셔액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자가당착식' 마케팅을 벌여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제품은 불스원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인데다 추가 제품출고도 중단된 것으로 파악돼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 시판 워셔액 3종 '메탄올'…'에탄올' 문제 제품 일부 유통

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7월 현재 불스원에서 판매되고 있는 워셔액은 총 3종이다. 모두 메탄올이 함유된 제품이다.

'RainOK 3-in-1 코팅워셔', 'Rain OK프리미엄 파워세정&발수코팅', 'RainOK 사계정워셔' 등 총 3종의 워셔액이 여기에 해당한다. 에탄올을 주성분으로 한 워셔액은 따로 출시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불스원이 2014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는 에탄올을 첨가한 'RainOK 프리미엄 워셔 안심 에탄올'을 판매하며 메탄올의 인체유해성을 제품에 적시했다는 점이다. '3가지 안심'을 강조하며 친환경을 앞세운 'RainOK 프리미엄 워셔 에탄올 안심'이 해당 제품이다.

불스원은 이 제품에 '인체에 유해한 메탄올 무첨가로 내 가족들의 건강 안심'이라는 카피를 인쇄했다.

 ▲ 불스원 제품 홍보 블로그

자체 블로그를 통해서는 '메탄올이 아닌 술을 만들 때 사용하는 에탄올로 (제품이)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안심하셔도 되는 부분이 무려 세 가지가 있답니다'라고 소비자들의 유혹했다.

특히 '에어컨 또는 히터가 외기 상태로 되어있는 경우 워셔액 냄새가 내부로 들어온다는 내용이 특히 많죠', '일반적인 워셔액의 냄새가 썩 좋은 냄새가 아닐뿐더러 혹시라도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지는 않을까 염려되실 텐데요'라는 등의 주장을 각각 펼쳤다.

'워셔액을 분사하게 되면 바로 아래에 위치한 공조기로 워셔액이 흘러 들어가는 것은 중력과 자동차의 구조상 어쩔 수 없는 일', '우리 불스원 가족 여러분이 더 이상의 불편함을 감수하셔서는 안 되겠죠'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메탄올의 독성을 불스원이 사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견해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이유다.

불스원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인수인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며 즉답을 피했다.

◆ "올해 초 메탄올 노출 실명 사고…가습기 살균제 사태처럼 피해가 커지지 않아야"

최근 산업부는 메탄올 워셔액의 위해성이 제기되자 문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시작했다.

워셔액과 관련한 성분 관련 규정은 따로 없다. 단 '영하 25℃이하에서 얼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업체들은 어는 점이 낮은 메탄올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격이 에탄올과 같은 다른 성분들에 비해 저렴한 것도 자동차 용품업체들 사이에 사용이 빈번한 이유로 꼽힌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아직 메탄올 워셔액으로 인한 구체적인 피해가 생기지는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일부 실험에서 메탄올 노출 기준치의 15배가 넘는 농도가 검출됐다고 하니,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초 한 휴대폰 하청업체에서 메탄올 유출 사고로 노동자들이 실명하는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며 "이번 워셔액 문제가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결과가 생기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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