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톡] 모기업 때문에 마음 졸이는 하이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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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톡] 모기업 때문에 마음 졸이는 하이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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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내는 데 팔려야하는 억울한 상황 맞아
   
 

[컨슈머타임스 이길상 기자] 하이투자증권(사장 주익수)이 모기업 현대중공업 때문에 마음을 졸이게 됐습니다. 연초만 해도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을 그룹 위상에 맞는 금융그룹으로 키우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반년도 안 돼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기 때문입니다.

2일 현대중공업은 "종속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의 하이투자증권 매각, 비조선 부문 분사 및 일부 지분 매각과 관련한 사항이 포함된 경영개선계획을 검토한 뒤 이를 주채권은행과 잠정 합의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소문만 있던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공식화한 것이죠.

구조조정에 나선 현대중공업이 채권단을 설득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택한 선택입니다.

우선 문제는 제 값을 받고 팔수 있냐는 데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2008년 CJ투자증권을 인수해 현재의 하이투자증권으로 바꾼 후 세차례의 유상증자 등을 통해 들인 돈은 1조1000억이 넘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바라보는 하이투자증권의 매각가격은 5000억원 수준입니다.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하이투자증권 지분(85.32%)의 장부가(8261억원)보다 낮습니다.

쏟아 부은 돈을 생각하면 절반의 손실이 예상되는 겁니다.

하이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이 상황이 난감하기 짝이 없을 겁니다. 2014년 영업이익 331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고 2015년에는 4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8%나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잘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모기업 문제 때문에 팔려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거죠.

하이투자증권 노동조합은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을 대표 금융회사로 키우겠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다"며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 등 금융계열사를 하이투자증권으로 편입하며 매각 의혹을 잠재웠는데, 이번에 회사 매각에 합의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또 "중형 증권사로서의 입지를 굳혀왔고 현대중공업 내에서 흑자를 내는 몇 안되는 계열사 중 하나"라며 이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이투자증권이 매물로 나온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잠재 인수후보군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물론 시장에서는 여기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하이투자증권이 왜 팔려야 하는지, 흑자를 내는 데도 팔려야하는 상황을 맞은 하이투자증권 직원들의 마음은 어떨지, 귀를 기울일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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