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한정된 자원 '어떻게 쓰느냐'가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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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한정된 자원 '어떻게 쓰느냐'가 해답
  • 김일원 서순현 인턴기자 iwk@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9월 14일 0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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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20대 모르면 50대] ③공유경제편…나눔소비의 현재와 향후 과제
   
 

[컨슈머타임스 김일원 서순현 기자] "요즘 따라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니꺼인 듯 니꺼 아닌 니꺼 같은 나"

한 때 유행어로 널리 많은 인기를 끌었던 '썸'이라는 곡의 한 소절이다. 속칭 '썸을 탄다'라는 말은 불과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찾아볼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단어였다.

최근 소비자 경제에도 이와 같은 '공유경제'(Sharing Economy) 바람이 불고 있어 주목된다. 재화나 서비스를 소비하지만 소유하고 있지 않는 언뜻 봐선 기묘한 논리가 시장 경제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공급자에게는 유휴자산을 통해 수입을 가져다 주고 소비자에게는 현재의 소비 수준을 유지하면서 비용을 절감시켜 주는 공유의 경제가 우리의 실생활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 다른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

'공유경제' 라는 단어는 미국 하버드대학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가 처음 주창한 개념으로 '실물자산을 소유하는 대신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는 협력적 소비'를 의미했다.

초기 공유경제는 그 의미가 현재와는 조금 달랐다. 기존의 상업 경제와 달리 위키피디아, 오픈소스, P2P 같이 소유하지 않고 협업을 통해서만 서로 공유하는 인터넷 현상만을 지칭했다.

이후 2010년대 들어서 공유경제는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까지 확대돼 '개인의 재화를 IT 기술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로 확장이 이뤄졌다.

과거에도 부동산중개사무소, 직업소개소 등 사람과 사람 또는 정보와 정보를 연결해 주는 고리가 존재했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 비해 정보의 질적∙양적 수준이 높고 거래의 편의성, 속도 등에서 상대적 우위에 있는 온라인 플랫폼들이 등장하면서 공유경제가 서서히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작년 정보분석기업 닐슨이 실시한 '글로벌 공유경제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응답자의 2명 중 1명(49%)은 공유경제를 통해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대여해서 사용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 조사에서는 의류(25%)와 전자제품(25%)을 공유 또는 대여할 의향이 가장 높은 아이템으로 꼽았다. 이외에 아웃도어∙캠핑 용품(23%), 자동차(19%), 생활용품(19%), 스포츠 용품(19%), 자전거(18%) 등 그 뒤를 이었다.

컨설팅업체 딜로이트는 '공유경제: 컨슈머 비즈니스 기업의 대응 전략' 보고서에서 공유경제가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 주목 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모바일 기술의 발전과 확대'가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시간적∙공간적 거리를 단축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공유경제의 핵심은 소유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답을 찾는 것이다. 공유경제의 의미가 확장됨에 따라 집, 차량, 자전거, 옷, 전자기기 등 물리적인 상품부터 지식, 재능, 일자리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들이 출연했다.

일례로 자동차 공유나 숙박시설 공유사업은 이미 세계적으로 크게 성공한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이다.

◆ 국내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공유경제

지난 2007년 미국에서 숙박시설 공유를 시작한 에어비앤비(Airbnb)의 9월 현재 기업가치는 약 255억달러로 업계 1위 힐튼에는 못 미치지만 3위 하얏트보다 크다. 최근에는 쿠바 진출을 선언했으며 거대한 내수시장을 가진 중국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모바일 기반 차량운송 서비스 업체 우버(Uber)는 지난 수년간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안전성과 합법 여부를 둘러싼 논란을 야기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는 지난 8월 말 기준 510억달러로 급등하면서 공유경제 기업 가운데 가치가 가장 높은 기업이 됐다.

최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공유경제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가속화 되고 있는 추세다.

시간단위로 차량을 공유하는 '쏘카', 정장을 청년구직자들에게 빌려주는 '열린옷장',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식사를 함께하는 '집밥', 작아진 아이의 옷을 거래하는 '키플' 등 공유경제 활동이 점차 전파되고 있는 상황이다.

청년층의 창업과 스타트업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공유경제 기업들이 정확히 얼마나 늘었는지 집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 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이러한 공유경제 부흥시키기에 한창이다.

대표적으로 서울시는 지난 2012년부터 '공유도시 서울' 캠페인을 출범시켰다. 자원의 효율적 활용, 지역경제 활성화, 환경보호 등 도시에 이로운 활동이라는 것이 캠페인의 주된 골자다.

서울시는 △승용차 공동이용 △공유 서가 △주차장 공유 △무료 와이파이 △도시민박 활성화 △휴먼 라이브러리 등 총 14개 사업분야에 대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각 사업들마다 지정 기업체들을 지정해 운영해나가고 있다.

9월 현재 서울시 지정 공유단체∙기업은 총 63곳이며 24개구에서 98개 사업이 추진 중이다.

쏘카 홍지영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장은 "쏘카의 주 이용 연령층은 25~35세이며 대학생이나 차를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사회초년생이 많이 이용하는 편"이라며 "9월 현재 회원이 100만명이 넘을 만큼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고 재구매율도 60% 넘을 만큼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3000대 정도의 차량을 운영하고 있으나 내년 5000대까지 인프라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새로운 카풀서비스를 런칭해 공유경제적인 서비스를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키플 이성영 대표는 "기존에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 등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채널이 있었으나 서로의 신뢰가 부족해 품질, 가격 등 기준이 명확치 않았다"며 "키플은 공정한 제3자로서 객관적으로 동일판단기준을 제시해 공급자와 소비자를 서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키플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소비자들의 '신뢰' 프로세스를 쌓는 일"이라며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앞으로 공유경제 관련 업체들이 풀어 나가야 할 도전과제다"라고 지적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글로벌 숙박 공유 기업인 에어비엔비(airbnb) 공동창업자인 조 게비아(Joe Gebbia)와 만나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

과거 우리나라에는 '두레'와 '품앗이'라는 협동 조직이 있었다. 공유경제의 가장 큰 긍정적 효과는 이러한 사회 전체적인 비용의 감소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의식의 함양이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 공유 상품에 대한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 각 업체들마다 사용자들의 후기나 평점 등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나 아직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공공기관의 인증과 같은 객관성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성균관대 소비자가족학과 김기옥 교수는 "1차적으로 IT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언제 어디서나 소통이 가능해졌다는 점이 공유경제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며 "향후 공유경제는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미흡한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등 정책적으로 지원한다면 공유경제는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라며 "기업에게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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