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드림허브 '결자해지' 김기병 회장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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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드림허브 '결자해지' 김기병 회장 '갈림길'
  • 이해선 기자 lhs@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7월 22일 0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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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국제업무지구 오늘②] 소송중단·용도변경… "황무지 전락 막아야"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프로젝트가 무산된 지 2년이 지났다. 민·관 협력으로 30조3000억원이 투입돼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불리던 사업이다.

용산역 인근 약 52만m²의 부지. 서울 노른자위 땅은 볼썽사납게 방치됐다. 각종 표지판과 막사가 이따금씩 눈에 띌 뿐이다. 사실상 황무지에 가깝다. 곳곳에 출입 통제 구역이 있어 인적도 드물다.

매년 1억7000만명이 모이는 동북아 최대 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포부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코레일과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 등 이해 당사자들은 소송으로 얼룩진 '치킨게임'에 돌입했다. 이들이 책임전가에 급급한 사이 서울의 중심지는 폐허로 전락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중단의 배경과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들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청산이 결정된 2013년 당시 용산역 철도정비창 인근의 모습. 사업 무산 이후 코레일과 드림허브의 소송전이 계속되며 52m²에 달하는 부지는 2년 넘게 방치돼 있다.

[컨슈머타임스 이해선 기자] "대승적 차원에서 소송전 멈춰야"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남진 교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무산에 따라 방치된 52만m²의 부지를 살리기 위해 사업에 참여했던 기업들이 '결자해지'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한복판 노른자위 땅이 10년 넘게 황무지로 전락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소송전을 매듭짓는 등 대승적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당사자인 롯데관광개발 김기병 회장이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 수조원대 소송 '치킨게임'…서울 노른자위 '죽은 땅'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프로젝트는 용산역 철도정비창과 서부이촌동 일대 용지를 대규모 산업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2007년 시작된 사업이다.

총 사업비가 30조3000억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개발'로 불렸다. 66개의 크고 작은 건물들로 '빌딩 숲'을 만들겠다는 게 당초 구상이었다. 서울의 대표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곳 용지는 6월 현재 볼썽사납게 방치돼 있다. 코레일, 롯데관광개발 같은 출자사들이 자금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다 2013년10월 사업을 백지화한 탓이다. 남은 것은 수조원대 소송뿐이다.

법적 공방 속 법무법인들만 이익을 볼 뿐 출자사들의 출혈은 계속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어느 한 쪽이 승리한다 해도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토지반환 소송' 등이 걸려 있는 탓에 부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도 힘들다.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는 데는 최소 5년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승자 없는 '치킨 게임'이 이어지는 사이 서울 한복판 노른자위가 '죽은 땅'으로 버려져야 한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자 코레일 경영진과 롯데관광개발 김기병 회장 등 이해당사자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소송전을 끝내고 버려진 땅을 이용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대부분 서부이촌동 주민들은 용도변경 등을 통해 해당 부지를 활용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이 무산된 2013년에는 주민간담회를 열어 상업지역으로 용지를 개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작년 선거운동 당시 "(진행 중인) 소송이 끝나면 서부이촌동 지역 등을 맞춤형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신규 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실제 중국 부동산 업체 '녹지그룹'과 국내 복합쇼핑몰 사업을 하는 '서부 T&D' 등은 작년께 직접 사업권 인수를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사업 당사자 '결자해지' 정신 발휘해야…"

관계자들의 합의가 있다면 사업 재개도 가능한 상황. 토지매각 방법 등에 대한 합의와 소송 중단이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토지반환 소송을 통해) 땅을 찾아오지 않은 상태에서는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며 "일단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 김기병 회장의 의중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한 뒤 계속해서 연락을 피했다.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남진 교수는 "사업에 참가했던 당사자들이 '결자해지' 정신을 발휘해 서울 한복판이 황무지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도 "부동산·개발 경기가 어렵고 소송까지 얽혀 있는 상황에서 누구도 선뜻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레일과 드림허브가 대승적 차원에서 소송전을 멈춘 뒤 정부·시가 개발의 리스크를 감수할 혜택을 주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인다"며 "대화와 협의를 통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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