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정현, 전세계 랭킹 7위 베르다스코에 분패
[컨슈머타임스 김경민 기자] 한국 테니스의 유망주 정현(118위·삼성증권 후원)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US 클레이코트 챔피언십(총상금 48만8225달러) 단식 8강 진출에 실패했다.
9일(현지시간) 정현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대회 본선 4일째 단식 2회전에서 페르난도 베르다스코(30위·스페인)에게 0-2(6<5>-7 2-6)로 졌다.
2009년 세계 랭킹 7위까지 올랐던 강호 베르다스코를 상대한 정현은 1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치르며 접전을 벌였으나 아쉽게 세트를 내주고 기선 제압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게임스코어 4-4로 맞선 베르다스코의 서브 게임에서 브레이크 포인트를 2차례나 잡았지만 무위에 그쳤다. 타이브레이크 3-6으로 뒤지다가 내리 2포인트를 따내 5-6으로 추격하고도 끝내 역전에는 실패했다.
왼손잡이 베르다스코는 투어 대회에서 6차례 우승한 경력이 있으며 2009년 호주오픈 4강까지 올랐던 선수다. 또 지난달말 ATP 투어 마이애미오픈 3회전에서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물리치기도 했다.
특히 클레이코트에 강한 선수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정현보다 한 수 위에 있지만, 정현은 1세트에서 팽팽한 접전을 벌이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이기도 한 베르다스코는 경기를 마친 뒤 "올해 19세인 정현이 매우 좋은 경기를 했다"며 "움직임이 좋았고 포어핸드와 백핸드 스트로크가 모두 훌륭했다"고 말했다.
베르다스코는 "서브 역시 시속 193㎞ 안팎에서 들어와 좋은 편이었다"며 "경험을 좀 더 쌓으면 세계 랭킹 상위권에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2세트 게임스코어 2-2에서 정현의 서브 게임을 처음 브레이크한 베르다스코는 "정현이 처음 서브 게임을 내준 뒤 정신적으로 무너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정현은 이번 대회 3회전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다음주 세계 랭킹에서 110위대 초반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내달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 단식 본선 직행 가능성도 부풀렸다. 메이저대회 단식 본선에 직행하는 순위는 대개 세계 랭킹 110위 안팎에서 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