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아디다스 '향수' 젖은 운동화 "복고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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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아디다스 '향수' 젖은 운동화 "복고가 대세"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3월 12일 0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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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유산 담은 대표 운동화 재조명 "트렌드에 민감한 20대 여성소비자 선호"

카피 [copy] 1. 같은 말 : 복사(複寫), 2. '모사'로 순화. (포털 '다음' 국어사전 참조)

국내에 '카피바람'이 거세다. 카피제품이 생활 속 곳곳에서 넘쳐나고 있다.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어느 것이 '원조'제품인지 소비자들은 알아차리기 어렵다.

가짜를 의미하는 '짝퉁'과는 거리가 멀다. 만드는 업체가 분명하고 생산단계가 투명하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불쾌하다. 원조인양 과시하고 당당히 광고하는 '철면피'에 기가 찬다. '진짜' 혹은 '원조'를 추구하는 소비자 패턴은 국적을 불문한다. '비슷하게 보이지만 아니다'는 반론이 나올 법 하나 판단은 소비자에게 맡긴다.

중국산 '짝퉁'을 의미하는 '산자이'. 그랬던 산자이가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한다. 진짜를 뛰어넘는 '카피제품'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술력이 중심에 있다.

'카피제품'이 얼마만큼 진일보 했을까. 얼마만큼 차별화를 뒀을까. '모방'만 하고 '창조'는 게을리 하지 않았을까. 본보는 국내 식∙음료, 화장품, 문구 등 업계 전반에 불고 있는 '카피제품'의 단면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 아디다스 고유의 '삼선' 스트라이프가 돋보이는 '슈퍼스타 빈티지 디럭스 패키지'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브랜드들이 80-90년대 대표 운동화들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발끝'까지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브랜드 역사와 유산이 고스란히 담긴 디자인으로 마니아들은 물론, 대부분 '한정판'이라는 희소성에 패션 소비자들 사이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토토가' 촉발 복고열풍 패션계도 '후끈'

1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스포츠브랜드들을 중심으로 '레트로' 바람이 거세다.

'레트로(Retro)'란 복고주의를 지향하는 패션 스타일로 회상∙회고∙추억이라는 뜻의 영어 'Retrospect'의 준말. '국제시장', '토토가'등 문화계 전반에 불어 닥친 복고 열풍이 빠르게 패션업계로 옮겨 붙는 모양새다.

아디다스 오리지널스는 최근 '슈퍼스타' 론칭 45주년을 기념해 '빈티지 디럭스 패키지'를 내놨다.

'슈퍼스타'는 1969년 농구 선수의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개껍질 모양의 신발 앞 코가 특징인 제품. 1970년대 미국 프로 농구선수들의 75%가 신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2015년에 맞게 재탄생한 이번 패키지는 삼선 스트라이프와 골드 트레포일이 특히 돋보인다. 풀 그레인 가죽 소재에 삼선 스트라이프를 스웨이드 소재로 처리해 빈티지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출시 30주년에 맞춰 등장한 나이키 대표제품 '페가수스 83' 역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 휠라 헤리티지BB 스파게티

실제 온라인 쇼핑몰 '아이스타일24' 집계 결과 지난달 복고풍 레트로 운동화 판매량은 전월 대비 200%나 뛰었다. 특히 아이다스 '슈퍼스타'는 무려 710%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열기를 감지한 스포츠 브랜드들이 앞다퉈 과거 '영광' 모델을 새롭게 꺼내 드는 이유다.

세정의 스포츠브랜드 써코니(Saucony)는 지난해 1980년대를 연상시키는 레트로 감성의 운동화 'DXN Trainer' 2종을 출시했다. 80년대에 인기 있었던 써코니 트레이닝 슈즈의 디자인 실루엣을 그대로 재현했다.

푸마는 1991년 출시했던 트리노믹 시리즈를 재해석한 '트리노믹 XT1∙XT2플러스 오리지널'을 내놨다. 특유의 네온 색상과 추상적인 프린트가 90년대 힙합 패션과 맞물리며 큰 인기를 끌었었다.

디자인과 색상, 제품 상자까지 동일하게 제작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데 집중했다.

리복은 90년대 클래식 라인의 러닝화 'LX8500'을 더 새롭고 다양한 4가지 색상으로 선보였다. 1986년에 첫 선을 보였던 'LX8500'은 기술력이 집약된 프리미엄 러닝화로 스니커즈 마니아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은 제품이다. 

새로운 'LX8500'은 벨벳 스웨이드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신발끈부분에 메탈릭한 디테일로 포인트를 줬다.

리복 관계자는 "'LX8500'은 자사 헤리티지(유산)를 상징하는 프리미엄 러닝화인만큼 고유의 클래식한 요소를 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며 "더욱 다양해진 컬러와 실용성을 겸비한 LX8500의 출시는 리복 클래식 팬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앞서 1989년에 출시돼 25주년을 맞은 '펌프' 디자인을 그대로 복원한 '더 펌프 오리지널'도 내놨다.

휠라(FILA)는 90년대 NBA스타들의 농구화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레트로 슈즈 컬렉션 '헤리티지BB'를 꺼내들었다. 이번 컬렉션 중 특히 '스파게티'는 '넥스트 조던'이라 불리던 제리 스택하우스의 시그니처 제품.

95년 필라델피아 팀 소속 당시 착용했던 원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했다. 스파게티면을 형상화한 듯한 갑피의 사선 컬러 포인트와 에어쿠션 밑창이 특징이다. 

▲ 민트색상이 돋보이는 뉴발란스 '어반 익스플로레이션 팩' 제품.

◆ "패션성·복고트렌드에 젊은 여성 소비자 관심↑"

뉴발란스는 지난달 발렌타인데이를 겨냥해 민트 색상의 999, 1600, 580 시리즈로 구성된 '어반 익스플로레이션 팩'을 내놨다. 999시리즈는 1996년 러닝화로 처음 출시돼 현재 대표적인 클래식화로 자리매김한 운동화다.

1994년 출시된 트레일러닝화 MT580에 레브라이트(REVlite) 기술을 적용한 'MRT580'도 함께 구성했다.

레트로 운동화의 주 구매층은 80-90년대에 대한 향수를 가진 3040세대가 아닌,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특히 여성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았다는 분석이다.

패션·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복고가 트렌드가 되면서 레트로 운동화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레트로 운동화가 한정판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고 희소가치와 패션성, 복고 트렌드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 트렌드에 민감한 2030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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