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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제일모직 '에잇세컨즈'와 이랜드 '스파오' 등 국내 토종 SPA브랜드들이 유니클로로 대표되는 글로벌 경쟁사들의 거침없는 세 확장에 불편한 한숨을 내쉬고 있다.
수도권 패션시장을 사실상 빼앗긴 데 이어 지방상권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 좁은 국내 시장에서의 '정면충돌' 대신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는다는 복안이다.
◆ 유니클로 단일브랜드 매출 1조 돌파 초읽기
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한국법인 FRL코리아의 최근 1년(2013년 9월~2014년 8월) 매출은 8954억원으로 9000억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영업이익은 10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각각 30%, 40%씩 상승한 수치다.
단일 브랜드의 연매출이 8000억원을 넘긴 건 국내 최초다.
제일모직 에잇세컨즈, 이랜드 스파오 등 국내 동종업체들의 견제도 유니클로의 독주에 제동을 걸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머지않아 1조원 달성에 성공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국패션협회가 '2014 10대 패션뉴스' 중 하나로 '글로벌 SPA브랜드의 국내 시장 확대 추진'을 꼽을 정도로 지난해에도 글로벌 '빅3'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유니클로와 H&M은 이제 지방상권을 정조준하고 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유니클로는 지난 한 해 대구·광주 등 광역시와 전주, 군산, 목포, 의왕, 김해, 강릉 등에 진출했다. 올해 지방 중소도시 위주로 30개 안팎의 매장을 추가 오픈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H&M은 대전, 대구, 청주, 부산에 이어 전라북도 중심상권인 전주시에 신규 매장을 열었다.
자라는 온라인 쇼핑몰에 적극적이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 '자라닷컴'을 오픈하면서 이를 위해 자라리테일코리아와는 별도로 한국법인 'ITX코리아'를 설립하기도 했다. 물류를 전담한다.
또 자라와 H&M은 세컨브랜드를 추가로 들여와 라인업을 확충했다.
생활소품브랜드 '자라홈'과 'H&M홈'이 1개월 간격으로 국내에 상륙했다. H&M의 상위 라인인 코스(COS)도 지난해 10월 롯데월드몰에 1번째 매장을 열고 경쟁에 합류했다.
후발주자인 국내 업체들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좁은 국내 시장에서의 정면 충돌보다 밖에서 승부수를 던지는 모양새다.
이랜드그룹은 중국과 대만에 이어 홍콩에 진출, 중화권 시장 공략에 한층 박차를 가한다.
홍콩 디파크(D-PARK) 쇼핑몰에 스파오, 후아유, 티니위니, 케이스위스, 팔라디움 등 5개 브랜드 매장을 동시에 열 계획이다.
◆ "좁은 국내보다 중화권 시장에서 커야"
제일모직은 야심작 에잇세컨즈의 BI를 대대적으로 손봤다. SPA 업계 최초로 앱 기반의 결제 환경을 구현하기도 했다. 소비자 편의 극대화 차원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에잇세컨즈의 새 BI는 기존의 숫자·영문 조합은 물론, 한자·한글 등으로 확장해 연간 600만명 이상의 중국인 관광객 뿐 아니라 북미, 유럽, 아시아 등의 해외 방문객의 눈에 쉽게 들어오도록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랜드 론칭 시점부터 글로벌 브랜드로 나아가기 위한 브랜드 철학이 반영된 한편 국내에 진입해있는 글로벌 SPA 브랜드와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돌입했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물밀 듯 들어오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은 이미 거대한 흐름"이라면서 "국내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것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저성장시대에 특화된 SPA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국내에서의 출혈·모방 경쟁보다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큰 중화권 시장으로 나가 활로를 모색하는 편이 장기적인 성장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