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렉스, 스타 커플 응원하다 '된서리' "콘돔 광고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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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렉스, 스타 커플 응원하다 '된서리' "콘돔 광고 어려워"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7월 04일 0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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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애설,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했다 '십자포화'…"드러내놓고 홍보 못해"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영국 레킷벤키저 '듀렉스'와 토종 '유니더스'로 대표되는 콘돔 업체들이 '피임도구'라는 제품 특성으로 인해 마케팅 활동 한계에 직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이돌 커플을 응원하다 된서리를 맞는가 하면 국내 최초로 내보낸 TV 광고는 성관계 조장 논란에 휘말리는 등 의도치 않은 이미지 추락이 신경쓰이는 눈치다.    

◆ 태연-백현 커플 응원하던 듀렉스 "죄송합니다"

3일 유통업계와 대중문화계에 따르면 듀렉스는 아이돌그룹 커플의 열애설을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논란에 휘말리며 소비자들의 비난을 샀다.

'듀렉스 전도사'라는 트위터 계정에는 최근 'SM의 대표적 두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의 태연과 EXO의 백현씨의 열애설…두 분의 사랑 축하드립니다. 저희 듀렉스도 응원할게요!'라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자사 제품 홍보를 위해 스타 커플의 열애설을 이용했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콘돔 회사와 아이돌그룹의 이미지가 맞지 않아 자칫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가 무형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팬심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후 해당 계정에는 '듀렉스는 모든 사랑을 응원합니다. 이 응원이 팬 여러분께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사과 글이 올라왔다.

듀렉스는 지난해 3월 국내 진출 이후 6월부터 케이블 TV광고를 시작했다. 국내 방송 사상 콘돔 브랜드 광고는 듀렉스가 처음. 2004년 질병관리본부가 에이즈(AIDS)를 막기 위해 콘돔 사용 권장 공익 광고를 공중파로 내보낸 적은 있다.

듀렉스는 젊은 커플이 서로의 집에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콘돔에 관련한 에피소드를 다뤘다. 여자친구의 방문을 기다리는 남성이 자신의 집안 곳곳에 콘돔을 숨긴다. 남성이 현관문을 열자 여자친구는 황급히 가방에서 쏟아진 콘돔을 주워담는다.

12월에는 연말연시를 맞아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의 에피소드를 그렸다. 남성이 사용하는 콘돔을 여자친구가 직접 준비, 사랑은 함께 나누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성문화가 개방되는 추세지만 콘돔 광고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회적 분위기도 남아있어 논란이 일었었다. 성문화와 피임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달해야 한다는 입장과 지나친 성관계 조장이라는 주장이 맞선 것.

듀렉스는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듀렉스 관계자는 "열애설 관련 트위터 글은 듀렉스 본사 차원에서 올린 공식입장이 아니고 소비자 서포터즈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계정에 올린 것"이라며 "서포터즈 활동 기간은 끝났는데 듀렉스가 좋아서 하는 활동이라 제재 할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제품 드러내놓고 홍보하는데 어려움…"

회사의 입장과 다른 내용의 게시물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겠다는 회사 차원의 방침은 나온 것이 없다"며 "더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노이즈 마케팅 차원에서 회사가 관망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도를 가진 마케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성문화에 대한 언급 자체를 부끄러워하는 경향이 있어서 제품을 드러내놓고 홍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유머코드로 관심을 유도하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마케팅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니더스를 비롯한 경쟁 콘돔 업체들의 경우 사실상 이렇다 할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 피임도구 광고 등을 꺼리는 분위기 탓에 공격적인 행보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유니더스 관계자는 "제품 특성상 광고를 집중적으로 한다고 해서 바로 판매가 느는 것은 아니다"라며 "브랜드 강화를 위한 독자적인 마케팅 활동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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