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삼성 박동훈 영업본부장(부사장) |
[컨슈머타임스 여헌우 기자] "르노삼성의 위용을 되살리는 것이 나의 목표다."
꼴찌로 추락한 르노삼성자동차의 부활 사명을 안고 폭스바겐코리아에서 자리를 옮긴 박동훈 부사장(영업본부장)의 취임 9개월차 성적표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3와 QM5의 '반짝효과'외에 이렇다 할 실적 소식이 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월 1000대 판매를 목표로 했던 중형 세단 SM7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시장 점유율 상승의 초석이 될 영업망 다지기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 섰다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매출액 개선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 취임 초 기자회견 통해 3가지 목표 제시
르노삼성은 작년 9월 폭스바겐코리아 박동훈 사장을 부사장(영업본부장)으로 영입했다.
르노삼성은 당시 QM3 도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해외 물량을 수입해 판매하는 만큼 국내 완성차 보다는 수입차 업계에서 성과를 낸 인물이 필요했다는 게 당시 업계의 시각이다.
박 부사장이 과거 폭스바겐코리아를 수입차 업계 정상의 반열에 올려놓은 경험을 높이 샀다. 지난 2005년 1635대였던 판매량을 2012년 1만8395대까지 끌어올렸던 것.
르노삼성의 5월 현재 '민낯'은 초라하기 그지 없다. 국내 완성차 업계 판매량 꼴찌 추락과 더불어 노사갈등, 희망퇴직 등 내부적으로 부침에 시달려 왔던 탓이다. 강력한 체질개선 의지를 박 부사장 영입을 통해 드러낸 셈이다.
박 부사장은 취임 초 QM3의 성공적인 수입·판매, 플래그십 세단 SM7의 부활, 택시 시장 공략 강화 등 3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QM3 도입은 일단 성공적이라는 분석이다.
QM3는 이미 작년 말 사전 계약 물량 1000대가 7분 만에 완판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본격적 판매가 시작되고 지난달에는 1445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5월 현재 누적 계약 대수는 1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QM3를 '수입차'라고 강조하며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병행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유럽에서 약 3000만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2250만~2450만원의 가격이 책정됐다.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수입차'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성공한 셈이다.
플래그십 세단 SM7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실정이다.
SM7은 출시 초기인 지난 2009~2010년 월간 1200여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해왔다. 하지만 그랜저, K7 등 경쟁 차종과 수입차의 공세에 밀리며 지난 2012년부터는 판매량이 200여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박 부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SM7이 우수한 성능을 지니고도 저평가돼 있다며 판매 증진 계획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차 이외에 기존 라인업에서의 성과도 이끌어내 보이겠다는 의지를 투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SM7의 지난달 판매량은 292대. 전년 동월 대비 3.5% 늘었다. 1~4월 누적 판매량은 1323대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3.8% 뛰었다. 페이스리프트 등 변화 없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당초 목표했던 월 1000대 판매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박 부사장은 일선 영업 지점에 직접 방문, 적극적인 판매 홍보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인을 변경한 NEO버전 출시를 준비하며 소비자 마음 잡기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 "성공 여부 조금 더 지켜봐야"
택시 시장 활성화 계획은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과 부산에 택시 전용 서비스센터를 오픈했다.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 회사의 이미지를 제고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다른 요건들을 고려해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달 초에는 에어컨 무상 점검 서비스도 실시했다. 입소문이 빠른 택시 시장 공략을 통해 내수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또 경쟁사 현대·기아차가 시장에서 '왕좌'로 군림하고 있는 만큼 르노삼성의 공략이 얼마나 주효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박 부사장 취임과 함께 QM3의 흥행을 성공 시킴은 물론 영업 일선에 활기가 도는 등 긍정적 요소가 많다"며 "초기 수립된 목표를 꾸준히 이행하고 있고 판매 혜택을 강화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앞으로 내수 점유율도 점점 늘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2016년까지 회사의 중장기 비전을 수립, 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며 "아직 취임 9개월밖에 안 됐기 때문에 성공인지 아닌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