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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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 주임교수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4월 14일 0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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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말고 숫자를 대봐' 저자…"현명한 의사결정에 분석은 안성맞춤 도구"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심화되는 경쟁 속에서 차별적 경쟁우위를 달성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현명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입니다. 이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분석'은 안성맞춤의 '도구'입니다."

규모를 가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가 생산되는 '빅데이터' 시대.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빅데이터 MBA 김진호 주임교수는 분석이 경영의 새로운 흐름이라고 강조한다.

수많은 데이터와 숫자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독자들을 위해 데이터를 요약하고 그 속에 숨겨진 의미와 가치를 뽑아내는 방법을 쉽게 풀어 쓴 책을 내놨다.

수십 년간 암벽등반의 스릴을 즐길 정도로 진취적이고 활동적인 김 교수지만 책을 쓸 때만큼은 섬세함과 꼼꼼함을 십분 발휘, 180도 달라진다. '말로만 말고 숫자를 대봐'에는 분석역량을 키우는 방법에 대한 김 교수의 10년간의 연구 결과가 고스란히 담겼다.

◆ "분석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추세, 거스를 수 없는 흐름"

Q. 최근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책을 출간했다. 어떤 책인가.

== 거의 모든 분야에서 숫자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더 커지는 빅데이터 시대입니다. 기업이나 조직에서 각광받는 사람이 되려면 분석적 소양을 갖추는 것은 매우 필수적이죠. 하지만 많은 직장인들과 통계학, 조사방법론 등 분석적 사고가 필요한 과목을 수강하는 대학생들 중에는 분석이라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욱이 분석에 대해 일반적인 수준에서 직접적으로 다룬 책도 없습니다. 분석에 대한 이해와 폭넓은 안목을 길러주는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오랫동안 준비한 끝에 '말로만 말고 숫자를 대봐'라는 책을 썼습니다. 이 책에서는 분석이 무엇이고, 왜 중요하며,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분석인가를 다양한 사례를 들어서 설명했습니다. 분석역량을 키우는 방법도 제시했습니다.

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런 책이 미국에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영어로 써서 미국 출판을 계획했습니다. '분석 따라잡기: 분석을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한 지침서(Keeping Up with the Quants: Your Guide to Understanding + Using Analytics)'란 책입니다. 책의 완성도를 위해 미국 기업의 생생한 사례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 이 분야 석학인 하버드대학의 대븐포트(Thomas Davenport)교수와 함께 출간했습니다.

Q. 이 책은 일반인들의 분석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분석 지침서로 소개됐는데 분석이란 무엇인지 간단히 정의한다면.

== 분석(analytics)이란 어떤 현상(문제)에 대해 관련된 자료를 수집한 뒤 이를 분석해 데이터 속에 숨어 있는 의미 있는 패턴을 찾아내 문제해결이나 의사결정 등에 활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에서 현상이란 우리의 연구대상이 되는 자연이나 사회 속의 모든 것으로 개인의 행동이나 심리까지도 포함합니다. 분석은 우리가 관심을 갖는 모든 문제를 풀기 위해 적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용어인 연구(research)는 일반적으로는 '지식을 넓힐 목적으로 체계적으로 탐구하고 조사하는 과정'으로 인식됩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밟는 모든 연구가 바로 분석인 것이죠. 또 분석은 그 분석이 수행되는 목적에 따라 통계, 예측, 최적화, 데이터마이닝, 텍스트마이닝 등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Q. 분석이 경영의 새로운 흐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 경영 측면에서 보면 요즘 기업들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경쟁 환경에 직면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기업에게 경쟁 우위를 제공했던 수단들은 이제 거의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우선 글로벌 경제가 성숙됨에 따라 지리적 이점이나 시장 보호를 위한 규제는 거의 사라졌죠. 경쟁우위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획기적인 혁신에서 찾아야 하는데 현실에서 획기적인 혁신을 달성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또 독점적 기술 역시 개발하기도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개발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급속하게 복제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차별적 경쟁우위를 달성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경영에 있어서의 효율성을 높이고 현명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 분석은 안성맞춤의 도구가 됩니다. 전자화 디지털화 등으로 고객에 대한 데이터는 크게 늘어나고 있고 다양한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컴퓨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기능이 크게 확장됐기 때문에 분석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추세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입니다. 금융, 운송, 여행, 온라인사업 등과 같이 많은 거래 데이터를 쉽게 축적∙활용할 수 있는 분야뿐만 아니라 측정의 어려움이 있는 인력충원이나 패션 등의 사업영역에서도 분석적 분석을 바탕으로 경쟁우위를 높일 수 있습니다.

Q.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 기업 내부적으로는 전통적으로 계량적 분석과 밀접한 재무, 회계, 마케팅, 생산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인사관리, 연구개발, M&A 등 기업 내 거의 전 분야에서 운영의 효율을 높이고 현명한 의사결정을 하는 데 분석을 활용할 수 있죠. 이미 구글이나 아마존닷컴 등 세계적인 일류 기업들은 분석에 근거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전략적인 수준에서 도입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들은 경쟁의 심화와 고객의 기대 증대라는 환경 변화를 정교한 분석에 근거한 의사결정으로 극복해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고 이를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의 원천으로 삼고 있습니다. 규모를 상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데이터가 넘쳐나는 빅데이터 시대의 도래는 모든 산업과 경영의 기능을 크게 바꾸고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은 경영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됐습니다. 구글의 수석경제학자인 베리안(Hal Varian)은 "이 세상의 미래 주인은 분석에 뛰어난 기업들"이라고 단언하기도 했습니다.

Q. 책에서 '영어공부 그만하고 분석능력을 키우라'며 자기계발의 수단으로 분석역량을 강조했는데.

== 최고의 자기계발은 자신만의 전문성과 가치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로 선택하는 영어는 대부분 직무관련성이 낮고, 자신만이 갖는 차별적인 능력도 아니며 투자나 노력에 비해 잘 늘지도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영어를 선택한 많은 사람들은 결국 각오→노력→좌절→재시도의 낭비적 과정을 반복하죠. 반대로 분석능력, 즉 상사에게 보고를 할 때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숫자를 분석한 근거를 함께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은 바로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돼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자신만의 차별적인 능력으로 돋보이며 노력한 것에 비해 훨씬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다양한 방법으로 독학이 가능해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게 들고 분석을 중요한 경쟁우위의 원천으로 삼으려 하는 경영의 새로운 흐름에 비춰 장기적으로도 높은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분석능력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빅데이터 시대를 앞서가는 최고의 자기계발이라고 할 수 있죠.

◆ "얼굴도 모르는 대븐포트 교수에 이메일…공저 수락"

   
 

Q. 공동 저자인 하버드대학 대븐포트 교수는 세계적인 경영 석학으로 유명한데, 책을 같이 준비하게 된 과정이 재미있다.

== 이 책은 먼저 우리말로 썼습니다. 지난 20여 동안 기업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분석 능력 향상 교육'을 진행하면서, 또 대학에서 '통계학'과 '조사방법론' 등 분석적 사고가 필요한 과목을 가르치면서 책에서 배운 지식이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려고 노력했죠. 책을 준비하면서 숫자에 관한 책, 분석을 직∙간접적으로 다룬 국내외 서적을 거의 다 구해 정독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미국에도 분석을 쉽게 설명한 책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영어로도 썼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출판하려니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책의 완성도를 위해 미국 기업의 생생한 사례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죠. 그래서 이 분야 석학인 대븐포트 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평소 친분은커녕 얼굴도 모르는 사이였습니다. 이런 책이 필요해서 썼는데 주요 내용이 이렇고 같이 썼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메일입니다. 대븐포트 교수는 거절을 했습니다. 책의 주제와 방향이 좋지만 이미 원고가 완성된 상태라 자신이 공헌할 부분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죠. 전체 원고를 보내고 어느 부분에 미국기업의 생생한 사례와 최고 전문가의 시각이 필요한지를 설명했습니다. 그랬더니 자신이 그런 부분을 보완하면 훌륭한 원고를 만들 수 있다며 공저를 수락했죠.

Q. 궁극적으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나.

== 분석적 배경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 책을 통해 분석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데이터를 요약하고 그 속에 숨겨진 의미와 가치를 뽑아내는 분석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책을 이해하기 위해 통계나 분석을 잘 알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존의 통계학 관련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재미있는 사례를 담았습니다. 다. 필자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분석의 방법'을 재미있는 사례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읽을 수 있도록 서술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통계학이나 수학의 천재가 아니더라도 이 책을 통해 분석이 중요시되는 이 게임에서 훌륭하게 경기할 수 있습니다.

Q. 분석이나 통계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를 흔드는 독자들이 많은데.

== 분석이나 통계에 '노이로제'가 걸린 사람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은 2가지입니다. 하나는 싫어하는 숫자이므로 숫자를 접할 때마다 멀리하고 피하기만 하면 됩니다. 단지 다른 사람에게 언제나 숫자에 대한 분석과 판단을 부탁하고, 또 그 사람의 판단과 해석을 따르면 되는 것이죠. 문제는 그런 사람을 항상 곁에 둘 수 있어야 하고 또한 그 사람의 판단이 정확하기를 늘 기도해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분석이나 통계 노이로제를 극복하기 위해 빨리 숫자와 친해지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숫자를 두려워하고 숫자에 속게 되고, 그래서 숫자를 더욱 싫어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숫자와 친해지는 일은 우려와는 달리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쉽게 설명한 책을 찾아 읽으며 두려움의 실체를 파악하고 극복해야겠죠.

◆ 김진호 교수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을 졸업했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SK텔레콤 전략기획본부 비즈니스아카데미 사회현상정량화 과정 담당교수로 활동했다. 유진∙애경∙동화그룹 분석능력 개발 교육을 맡았다. 전 국방대학교 국방관리학부 교수로 재직, 현재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 주임교수∙빅데이터 연구센터 소장∙분석능력 개발센터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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