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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메뉴를 비롯해 결제 관련 용어를 모두 영어로 표기한 영수증을 발급하고 있다. |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최근 스타벅스 매장에서 커피를 주문한 주부 최모(서울 관악구)씨는 영수증을 받고 당황했다. 주문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영수증을 살펴보니 온통 영어로 표기돼 있었다.
여러 잔을 주문한 터라 영수증에 적힌 메뉴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데만 상당 시간 소요됐다. 이름이 생소한 음료의 경우 영어 표기가 마치 암호처럼 느껴졌다.
최씨는 "한국에서 장사를 하면서 왜 영문 영수증을 발급하는지 모르겠다"며 "소비자 편의는 전혀 고려치 않은 스타벅스의 정책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 스타벅스 '영문' 경쟁사는 '한글' 영수증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대표 이석구)가 국내에서 영문 영수증 발급을 고집해 소비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스타벅스와 마찬가지로 외국계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 이용자 편의를 고려해 영문 영수증을 한글로 바꾼 것과 대조적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9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메뉴를 비롯해 결제 관련 용어를 모두 영어로 표기한 영수증을 제공하고 있다.
소계는 'Subtotal'로, 부가세는 'TAX', 판매가격은 'NET Amount' 등으로 표기되는 식이다.
장·노년층을 포함해 상대적으로 영어 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가 이용할 경우 영수증 만으로는 주문내역을 확인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에서는 해당 국가 언어로 표기된 영수증을 발급하고 있다. 영문 표기가 글로벌 기업인 스타벅스의 표준 정책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
커피전문점 가운데 영문 표기를 고집하는 곳은 사실상 스타벅스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카페베네, 엔젤리너스, 탐앤탐스, 할리스, 커피빈, 파스쿠찌 등이 모두 한글이 표기된 영수증을 발급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하면서 굳이 영어로된 영수증을 발급할 필요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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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은 영수증 영문 표기를 2012년 이후 한글 표기로 바꿨다. |
과거 영문 영수증을 발급하던 외식브랜드 아웃백은 소비자 혼란을 야기 할 수 있다는 지적에 2012년 3월 이후부터 한글 영수증을 제공하고 있다.
아웃백 관계자는 "고객들이 영문으로 된 영수증을 보기 불편해 하니까 국문으로 바꾸자는 얘기가 내부적으로 나왔었다"며 "주문내역을 쉽게 볼 수 있도록 고객 편의를 위해 바꿨다"고 설명했다.
◆ "한국 시장, 한글로 된 영수증 발급하는 게 맞다"
스타벅스만 이렇다 할 변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소비자가 불편을 느낀다면 효율적인 표시방법을 내부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그간 영문 영수증을 고집해온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내놓지 않았다.
성신여자대학교 교양학부 서경덕 교수는 "스타벅스가 중국에서 중국어 표기를 하고 일본에서 일본어 표기를 한다면 한국 시장에서도 한글로 된 영수증을 발급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다른 글로벌 기업들도 현지화 명목 하에 (현지 소비자들을 겨냥한) 마케팅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해당 국가 소비자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자세를 (기업이) 먼저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