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김광수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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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김광수경제연구소' 소장
  • 김태환 기자 thkim@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7월 01일 0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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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에 다다른 가정…기업 혁신과 행복공약 통한 경기부양 필요"
   
 

[컨슈머타임스 김태환 기자] 월급은 통장을 스쳐 지나간다. 집값이 떨어져서 문제라는데 내가 가진 돈으로 살 수 있는 집은 없다. 물가는 오르기만 하는데 연봉은 늘 제자리다. 연애나 결혼은 남의 얘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기만 하다.

한 포털사이트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10명 가운데 7명은 자신을 항상 돈이 부족한 '직장인 푸어족'으로 여긴다고 한다. '김광수경제연구소' 김광수 소장은 이를 '한계가족'이라고 표현한다. 일반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른 가정이 전체 가계 중 무려 60%에 달한다고 한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소비자들이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 김광수 소장을 만나 해법을 들어봤다.

◆ 경제에 대한 현실적 문제제기 '한계가족' 출간

Q. 최근 '한계가족'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 경제 현황을 들여다보면 현재 한계에 다다른 가족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미 보조금이나 대출 없이 자력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가정보다 그렇지 못한 가족이 훨씬 많습니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 적자가구는 23.5%이며 이는 전체인구의 18%, 310만가구에 이릅니다. 게다가 적자로 전환될 잠재적 한계가족까지 포함하면 480가구가 돼 전체 790만 가구 중 60%에 다다르게 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원인을 짚어보고 대안을 분석한 자료를 일반 대중들에게도 쉽게 알리자는 취지에 '한계가족'이란 책을 출간하게 됐습니다. 

Q. 가정이 한계로 내몰릴 만큼 어려운 경제 상황이 왜 일어났는지 진단해 본다면요.

== 정확한 정보전달이 부족했습니다. 경제학에선 '불확실성'이란 말이 있습니다. 어떤 정보가 나타나면 투기를 유발하게 되죠. 주식 시장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예를들어, 삼성전자에서 대단한 스마트폰을 만든다는 소문이 돌면 주식이 폭등하죠. 정작 삼성이 스마트폰을 만들었는지, 비싼지, 설계 중인지 확실치 않는데도 말이죠. 불확실성은 경제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고 시장을 뒤흔듭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경제문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저임금' 문제입니다. 이미 선진국들은 공산품보다 서비스업의 가격이 훨씬 비쌉니다. 사람의 노동력을 높게 평가하는 것이죠. 임금이 낮으면 결국 사람들은 재화를 구매하지 않고, 임금은 더욱 줄어드는 착취를 당하는 것이죠. 다시 말해 '제품 값'보다 '사람 값'이 비싸야 합니다.

하지만 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정확한 정보가 지금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지요. 군사독재 시절엔 임금 상승의 담론이 신문을 비롯한 모든 매체에서 원천 차단됐습니다. 잘못된 정보는 잘못된 선택을 유발하고, 시간이 지나면 망하게 됩니다. 군사정권이 끝난 지금까지도 경제와 관련된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Q. 임금 문제 외에 잘못된 정보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 너무 많지만 주택 정책 하나만 예를 들어보죠.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공약에서 지적한 것처럼 지난 10년 동안의 부동산 정책은 잘못됐습니다. 감사원 보고서와 모든 주택정책은 잘못된 계산과 분석이 들어갔고 결국 부동산 거품이 심해졌습니다.

현정부의 대책은 국민 구제를 위해 시중임대료보다 2분의1 저렴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입니다. 부동산 가격을 낮추겠다는 정책이죠. 그런데 이런 대책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떨어지면 안 된다는 소릴 합니다. 이것 때문에 엉망이 된 건데 지금 이 시점에도 그런 얘기를 합니다. 이는 '집값이 떨어지면 안 된다'는 잘못된 정보 때문입니다.

   
 

Q. 우리나라 경제 문제에 있어서 부동산 가격 얘기가 빠질수 없습니다. 앞으로의 부동산 전망은?

== 부동산 시장은 이명박 정부 내내 떠받치려 했지만 지금은 무너지기 일보직전의 상태입니다. 실제로 시장상황도 그렇지요. 근데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은 앞으로 5년간 공공임대정책입니다. 이미 답이 나와 있습니다. 공약에 의하면 매년 14만호 공공주택 공급합니다. 박근혜 정부 전체 50만호 넘게 제공하지요. 이런 조치는 부실화 된 부동산 때문에 무너지는 가계를 떠받치려고 공공임대주택 강화하려 하는 것입니다.

이미 100만호에 달하는 집이 공급과잉된 상태입니다. 공공주택 확대가 되면 가격은 더 떨어지게 돼 있습니다. 그렇다고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 경제가 망할까요? 역설적으로 위기가 오면 그 다음에 새 출발할 수 있습니다. 위기가 와야만이 자원의 재분배가 가능해집니다. 잘못된 것에 들어갔던 자원이 일자리로 돌아가고 흘러 들어가게 되겠지요. 학습을 했기 때문에 다시는 부동산에 무리한 돈이 투자되지 않습니다. 지금 나오고 있는 부동산 부양 기대심리는 마지막에 5000원 남으면 로또 사는 심정과 똑같습니다.

Q. 부동산을 비롯한 우리나라 경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 기업의 혁신입니다. 이미 자산경제, 재태크경제가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2007년 글로벌 경제 위기를 계기로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 물론 삼성과 같이 혁신을 일궈낸 기업도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은 양극화 현상이 너무 심합니다. 체질개선을 통해 기술 개발과 새로운 산업 발굴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박근혜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 설립은 그런 의미에서 굉장한 겁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박근혜 정부 대선공약은 우리나라 경제 핵심문제를 많이 찌르고 있습니다. 국민행복공약이 복지에 치우쳐 있다고 하는데, 복지라기보단 경기부양책으로 바라보는 게 맞습니다. 무상보육 5세까지 한다? 해야 합니다. 고등학교 등록금 무상, 대학 등록금 반값 당연히 시급한 문제입니다. 60세 이상 20만원 기초연금 너무나도 절박합니다. 보육료 절약, 월급 절약이 수반되면 이런 것들이 가계 실질소득 증가로 이어집니다. 이게 바로 앞서 말한 '사람 값'을 올리는 것입니다.

   
 

◆ "자료 수집과 정확한 정보 전달로 도울 것"

Q. 최근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행보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 이미 제일 확실한 경제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추경 편성을 합니다. 그것도 빚까지 내면서 말이죠. 지금까지 이전 정권들은 추경 안 했습니까? 이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입니다. 일본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1000조엔을 쏟아 부었습니다. 그만큼의 효과가 있었습니까? 아닙니다. 우리나라 상황에선 행복공약을 하는 게 가장 확실한 경기부양책입니다.

또 제가 걱정하는 건 대통령이 잘못된 정보에 휘둘릴 수도 있다는 겁니다. 행복주택 한다 해놓고 안 한다거나 이런 게 우려됩니다. 예를 들어 7070공약, 정말 잘되면 좋은 공약입니다. 하지만 과연 될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실업자가 80만명인데, 이를 70% 올리려면 490만개 일자리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이게 얼마나 힘든지, 실현 가능한 정책인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보입니다. 그러니까 "시간제 일자리도 좋습니다"라는 논란이 되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죠.

Q.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는 경우에도 소비자가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요.

== 지금까지 너무 말도 안 되는 정보 전달에 익숙해져 제대로 된 정보를 주면 그걸 소화를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해 아무리 설명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그래서 주식 오르나요?"라고 되묻는 얘기가 대부분이지요. 이러면 허탈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스스로가 정확한 정보를 원하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기존 이념이나 조작선동에 혐오와 거부감을 내보이고 있지요. 정치 이념을 떠나서 이건 엄청난 변화입니다. 불과 2년 전과 비교해봐도 그렇습니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거의 대부분 주식 시장이나 경제성장에 있어서 반등하기 힘들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론에서 연일 상승세를 예상해도 요즘 사람들은 '말은 오른다 해놓고 내부적으로 문제 생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품습니다. 

Q. 이미 '한계가족'이 돼버린 많은 소비자들이 취해야 하는 행동은?

== 경제 문제는 특정 원인이 아니라 워낙 많은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서 일어나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된다"라는 답이 없습니다. 딱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도망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렵다고 피하지 말고 맞서야 현재 잘못된 구조에 대한 압력으로 표출되지요. 젊은 세대가 그렇게 하면 부모세대는 가만 있습니까? 화납니다. 부모들도 가만히 안 있게 됩니다.

그리고 경제 전문가를 믿으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경제연구소를 통해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까지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점차적으로 개선되고 바뀔 것입니다. 현실을 두려워 말고 정확히 바라보고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자료 수집과 정확한 정보 전달로 도울 것입니다.

◆ 김광수 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일본 도쿄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에 입사했다. 97년 연구소 재직 당시 한국이 외환위기에 대한 '경제 보고서'를 정부 기관에 보내 화제가 됐다. 2000년 5월 독립해 자신의 이름을 딴 김광수경제연구소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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