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기농 디저트 브랜드 '백미당 1964'가 남양유업(대표 이광범)의 신 성장동력으로 부상했지만 본사와의 연결 고리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해외에서 활발히 영토를 넓히고 있는 것과 반대로 국내에서는 마케팅에 유독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13년 발생한 밀어내기 갑질로 '불매의 아이콘'이 된 남양유업이 백미당에 꼬리표가 붙을까 염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남양유업은 갑질 논란 이듬해인 2014년 9월부터 백미당 운영을 시작했다.
남양유업에게 2014년은 26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선 뼈 아픈 해였다. 이후 2015년 영업이익 201억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016년 418억원까지 회복됐지만 2017년 50억원, 지난해 86억원으로 부진한 상태다.
이 가운데 백미당은 단 숨에 남양유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됐다. 현재 서울 35개, 경기∙인천 25개, 영남∙충청∙호남 23개 등 전국에 매장을 83개까지 확대했다.
최근에는 중화권 유통기업 '뉴월드그룹'과 마스터프랜차이즈(MF) 계약을 맺고 중국진출도 확정 지었다. 중국 내 백미당 매장을 25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작 백미당 매장에서는 남양유업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남양유업이 직접 관리하는 유기농 목장에서 생산한 원유로 만든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지만 홍보 문구는 전무하다.
백미당 공식 웹 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원두, 우유 등 원료의 우수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지만 남양유업 제품을 사용한다는 소개는 없다.
다만 브랜드명인 1964가 남양유업의 창립연도라는 점에서 연관성을 짐작해볼 수 있다. 론칭한 지 5년에 근접했지만 소비자들이 여전히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다.
이는 경쟁업체인 매일유업의 '폴바셋'과도 대조적이다. 폴바셋은 매일유업의 유기농 우유 '상하목장'을 사용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주력 메뉴로 홍보했다. 그 결과 상하목장과 폴바셋이 서로 홍보되는 효과를 누렸다.
남양유업 측은 이 같은 일련의 지적에 대해 각 사별로 마케팅 포인트가 다른 것이지 일부러 감춘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전략적으로 독자 브랜드로 육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굳이 남양유업 제품임을 알려야 하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앞서 컵 커피의 로고를 빨대로 가린다거나 백미당과 본사 사옥의 로고를 의도적으로 제외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는 언론중재위원회 판단이 나왔다"며 "직원과 대리점주들에게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리고 루머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남양유업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8억원으로 전년대비 33%나 감소했다. 유업계 전반적인 업황 난항에 곰팡이 주스, 황하나 논란 등 악재가 겹친 결과다.